8월 19일 개막 앞서 각종 친선 경기로 담금질
월드컵의 열기는 서서히 식어 이제 세인들의 뇌리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 그러나, 영국은 다시 축구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다음주 말 개막되는 2006~2007 프리미어 리그(Premier League)다. 8월 19일 개막돼 내년 5월까지 장장 9개월의 기나긴 여정이 펼쳐진다. 이번 주와 다음주를 정점으로 여름휴가가 사실상 마무리 되면 영국은 축구의 향연에 다시 푹 빠져든다. 이에 대비해 각 프로구단은 자신에게 필요한 주요 선수를 사들이고 또 다른 구단이 필요로 하는 선수를 내다 팔며 팀의 재정비를 마쳤다. 그리고 19일 개막을 앞둔 상태에서 친선경기를 벌이며 풀어놨던 운동화 끈을 다시 조여 매고 있다. 친선경기를 갖는 이유는 2가지. 먼저, 본격적인 시즌을 앞두고 몸과 마음에 긴장을 불어넣는 것. 둘째 새로 짜여진 팀에 맞는 전술을 가다듬는 일. 이렇게 서너 번의 연습경기를 치르며 선수도 감독도 팬들에게 심판 받을 자신의 기량과 전략을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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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첼시와 셀틱의 친선경기. 16번 첼시의 로벤 선수가 보인다. |
팬들도 마찬가지. 7월과 8월은 영국인에게 휴가의 계절. 영국의 물가도 비싼 데다 또 해수욕을 즐기며 쉬기도 마땅치 않아 주로 지중해로 나갔던 시민들이 늦어도 다음주에는 대부분 복귀를 마친다. 그러면 이제 축구 보는 재미에 살아간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축구로 여가의 대부분을 사용한다. 프리미어 리그가 지역 연고제이기 때문에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의 팀을 응원하게 된다. 휴가철 새로 바뀐 팀에 대한 기대를 한껏 안고, 성급한 마음에 개막전에 앞선 친선경기부터 놓치지 않고 챙긴다. 특히 세계적이 스타들이 총망라돼 이들에 대한 기대를 갖고 경기장을 찾는다. 그래서 경기장은 늘 열광의 도가니다.
첼시가 최대 관심 구단...스타 총출동
개막전을 앞두고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구단은 아무래도 첼시 FC(Chelsea Football Club). 먼저, 2003~2004년에 이어 2005~2006년 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세우고 2006~2007년 시즌도 우승하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는 팀이란 점이 팬과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는 이유다. 둘째, 이번 시즌 프리미어 리그 선수 이적시장에서 가장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최고의 스타들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최대어인 우크라이나의 셰브첸코와 독일의 발락이 그들이다. 첼시의 선수진용을 보면 월드컵이 부럽지 않다. 투톱에 이번에 영입한 우크라이나의 세브첸코와 코트 디브와르의 드로그바, 미드필더에 네덜란드의 로벤, 독일의 발락, 영국의 람파드와 조콜... 월드컵의 특정 한 경기에서 보는 스타보다 첼시 구단 한 곳에서 보는 스타가 더 엄청나다. 이렇게 유명세를 타는 스타들이 박진감 넘치면서도 화려한 기량을 선보이니 팬들이 설레지 않을 수 없다.
첼시와 셀틱 8월 9일 친선경기 1-1 비겨
8월 9일 저녁 7시 45분. 경기시작 휘슬이 울렸다. 첼시와 스코틀랜드 셀틱(Celtic)의 친선경기. 첼시는 2005~2006년을 우승으로 마감한 뒤, 마침 월드컵과 겹친 휴식기를 마치고 지난주 미국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미국서 한 차례 친선경기를 가졌지만, 국내의 홈구장에서 팬들에게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처음 인사하는 경기였다. 그 상대를 셀틱으로 고른 것은 셀틱이 스코틀랜드 리그의 지난 시즌 우승팀이기 때문.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의 우승팀과 스크틀랜드 리그의 우승팀이 각자 개막을 앞두고 기량을 겨뤄본 셈인데... 영국은 브리튼(Britain)이라는 이름 아래 잉글랜드와 웨일즈, 스크틀랜드의 3개 연방국가가 존재하고, UK라는 이름 아래는 3곳에 북아일랜드까지 더해진다. 흔히 스코틀랜드도 영국으로 치지만, 워낙 민족구성이 다르고 경쟁심리도 심해서 하나로 합쳐지지 않는다. 각자 리그를 운영하는 것이다. 비록 스코틀랜드 리그는 격이 좀 낮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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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쪽에 선이가 첼시의 감독 무리뇨, 그 앞이 셰브첸코, 두사람 건너 가운데가 발락. |
첫골은 셀틱이 먼저 쐈다. 일본 출신의 미드필어 나까무라가 코너킥한 공을 칼드웰이 성공시켜 1대0으로 앞섰다. 그러나 전반 종료 직전 첼시의 흑인 선수 숀 라이크 필립이 만회골을 터트렸다. 1-1로 비긴 가운데, 시작된 후반전은 앞서도 설명했듯이 미니 월드컵 못지 않았다. 셰브첸코와 발락이 홈구장에 처음 기용된 것. 비록 미국 전지 훈련중 부상당한 죠콜이 빠졌지만, 월드컵 스타가 총 출동한 느낌이었다. 비록 후반전에 골은 터지지 않았지만, 경기내용으로는 전반전 보다 훨씬 훌륭했다. 셰브첸코는 힘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순간적인 슈팅동작을 선보여 역시 스트라이커라는 찬사를 받기 에 충분한 기량을 보였다. 발락 역시 큰 키에 부지런하면서도 유연한 몸놀림으로 중원을 지켰다. 여기에 기존 멤버 로벤은 오른쪽 왼쪽을 가리지 발군의 스피드로 상대 진영을 뒤흔들었고, 스트라이커 드로그바도 거인같은 체격에 어울리지 않는 순간 동작으로 빼어난 개인기를 보여줬다. 람파드 역시 강약을 조절한 감각적인 패스와 위력적인 슈팅으로 팬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비록 1-1로 비겼지만, 경기장을 찾은 2만 여명의 관중은 축구이 묘미를 맛보기 충분한 경기였다. 경기장을 찾지 못한 팬들은 채널 5의 중계에서 대리만족을 느껴야 했다. 보통 프리미어 리그 경기는 스카이 TV가 독점권을 갖고 있어, 지상파에서 중계할 수 없다. 그런데 가능했던 이유는 친선 경기이기 때문이다.
훌리건 난동 진압 경찰 출동
영국 축구에서 한가지 옥의 티라면 바로 훌리건이다. 경기 뒤 돌아가지 않고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는 팬들. 어제 경기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부분의 관중들은 가족 동반으로 차분히 경기를 즐기다 돌아갔다. 문제는 술취한 일부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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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훌리건 진압 기마경찰 |
끝으로, 이번 시즌부터 프리미어 리그는 한국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됐다. 한국 선수가 3명이나 포함돼 프리미어 리그 보는 재미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2부 리그에 머물다 이번에 프리미어 리그 레딩에 진출한 설기현은 연습경기서 계속 골을 뽑아내며 국내외 팬들의 기대를 한껏 부풀리고 있다. 참고로 첼시의 스폰서는 삼성이다. 첼시의 홈구장인 런던 첼시의 스탬포드 브리지(Stamford Bridge)는 삼성 일색이다. 선수는 물론 60~70%의 관중들이 전부 가슴에 큼직하게 삼성(SAMSUNG)라고 쓴 유니폼을 입고 경기하고 응원한다. 관중석은 삼성 안내 광고판으로 가득하다. 축구 실력 못지않은 경제실력이 한국 경제에 계속 살아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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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9일 첼시와 셀틱의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첼시구장 기자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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