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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관 검사도 샘플 바꿔치기로 통과"

<8뉴스>

<앵커>

문제는 이 소화기가 국가공인기관으로부터 품질합격필증을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대체 어떻게 이런 엉터리 소화기가 국가기관의 검사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을까요?

남승모 기자입니다.

<기자>

소화기는 소방법에 따라 판매에 앞서 반드시 공인기관에서 사전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사전 검사항목은 분말입자 상태를 확인하는 미세도 시험 등 모두 14가지.

보통 소화기 2천개당 50개 정도를 무작위로 골라 검사합니다.

하지만 교묘한 바꿔치기 앞에는 무작위 검사도 소용 없었습니다.

[소방업계 관계자 : 검사를 받을 때 모든 면에서 합격받을 수 있는 소화기를 숨겨놔요. 50개를. 검증관들이 커피 마시고 있을 때 바꿔치기를 하고 그걸로 또 시험 테스트를 해요.]

소화기에서 불을 끄는 성분은 제1인산암모늄.

소화기의 핵심 성분으로 약품 무게의 75% 이상을 넣어야 합니다.

하지만 2년 새 약품 가격이 44%나 급등하자 업체측이 제1인산암모늄의 1/3 가격인 황산암모늄을 대신 넣은 것입니다.

제대로 불이 꺼질 리 없습니다.

[소방업계 관계자 : (뿌리면) 나가긴 나가죠. 저거는 그냥 밀가루에 불과해요, 진짜. 소화기 10개를 갖다놓고 분사를 해보면 색이 다 달라요.]

실제로 이 회사에서 생산된 2.5kg짜리 소화기를 구입해 한국소방검정공사에 성분검사를 의뢰한 결과, 제1인산암모늄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소방업계 관계자 : 한 번이라도 제대로 검사 받은 적이 없어요. 단 한 번이라도...]

철저해야 할 소방기구 검사.

하지만 형식적 검사관행은 간단한 샘플 바꿔치기조차 잡아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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