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런데 듣도 보도 못한 가짜가 어떻게 최고급 명품으로 둔갑할 수 있었나요?
<기자>
그만큼 치밀한 준비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외국에 유령회사를 세우는가 하면 연예인, 잡지, 인터넷 등을 활용해서 범행을 준비했습니다.
미국 영주권자인 이 씨의 사기극은 무려 6년 간에 걸쳐서 치밀하게 준비가 됐는데 이 씨는 먼저 지난 2000년, 스위스와 한국에 '빈센트 앤 코'라는 유령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지난 2월엔 홍콩에도 유령회사를 세웠고요.
그리고 나서는 경기도 시흥의 제조업체에서 중국산과 국산 부품으로 시계를 만들었습니다.
시계줄과 연결고리는 중국산을, 시침과 분침, 외장 케이스 등은 값싼 국산 부품을 썼는데 이런 식으로 만든 반제품을 스위스로 가져가서 현지에서 완제품으로 조립을 한 후 국내로 다시 수입을 해서 해외 직수입품으로 가장을 했습니다.
이렇게 하니까 수입신고 필증까지 받을 수 있었고요.
그리고 가짜품질보증서를 받기 위해서는 을지로 주변 인쇄소들을 이용했습니다.
다음 단계는 최고 명품 홍보전략이었는데요.
먼저 유명 연예인 기획사를 통해 무료 협찬을 시도했습니다.
연예인이 이 시계를 착용하고 나오면 이 사진은 명품 소개 잡지나 인터넷에 게재됐습니다.
영국 다이애나비 등이 애용했던 '유럽 왕실 납품 시계'라는 광고로 연예인과 부유층의 허영심을 자극하기도 했습니다.
사무실과 매장은 서울 강남 한복판에 열었는데 고급스런 매장 분위기와 비싼 가격을 내세워 명품 이미지를 굳혔다고 합니다.
유명 포털사이트에 '국내 매장이 어디냐'라는 질문을 올린 뒤, 다시 답글을 달며 허위 홍보전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희소성이 탁월한 명품 중의 명품이라는 말에 혹해서 연예인 20여 명이 이 시계를 사거나 협찬받았고 부유층들이 열풍에 가세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가격이야 어떻든 남들이 못 갖는 명품을 가져야 남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잘못된 명품 의식이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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