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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법조비리' 수사 뒷얘기

"골치 아픈 사건" 검찰-법원 갈등 끝에 종료

최악의 법조비리로 기록될 브로커 김홍수 씨 사건이 수사 착수 3개월여 만인 7일 전직 고위 법관과 전직 검사, 경찰 간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사상 유례가 없던 현직 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직접 수사였기에 수사 초반부터 이번 사건이 몰고올 후폭풍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법조계 곳곳에서 감지됐다.

관련자들의 유죄 확정 여부는 재판이 끝나봐야 알겠지만 적어도 검찰 수사로 경찰과 검찰, 법원 내에 암암리에 엮인 비리의 고리가 드러남으로써 이들 기관의 뼈를 깎는 자정 노력이 불가피해졌다.

◇ "골치 아픈 사건" = 수사팀 핵심 관계자는 김홍수 씨의 법조계 로비에 대한 수사에 막 착수한 5월 중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참으로 골치 아픈 사건을 시작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이 때는 검찰이 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김 씨의 로비 내역이 적힌 다이어리를 발견한 시점이었다.

검찰이 속타는 마음의 일단을 언론에 내비친 것은 이번 수사가 몰고올 파장의 강도를 이미 직감했기 때문이었다.

수사 과정에서 검찰 수뇌부도 곤혹스런 입장을 잇따라 드러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심정"이라고 하소연했고 다른 수뇌부 관계자도 "참 제일 하기 싫은 수사다. 죽을 지경"이라며 어려운 속내를 털어놨다.

검찰은 전직 의원 보좌관이 불법 주식거래를 돕는 대가로 김 씨에게 수억 원을 받았다는 대검 첩보를 바탕으로 이미 구속된 김 씨를 추궁해 보좌관의 범죄 혐의를 밝혀내면서 검찰은 김 씨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했다.

의원 보좌관 사건의 증거 확보를 위해 김홍수 씨의 구치소 거실을 압수수색한 검찰이 고법 부장판사와 검사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진정서와 편지를 발견하고 김 씨 자택에선 법조계 로비 내역이 상세히 담긴 다이어리를 찾으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검찰은 고심 끝에 조 전 판사에 대한 계좌추적에 전격 착수했고 3개월 여에 걸친 수사 끝에 판검사 등 법조인들을 무더기 사법처리하기에 이르렀다.

◇ 검찰-비리 판사 힘겨루기 = 이번 수사가 판사와 검사, 경찰 등 법률에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들을 상대로 했기 때문에 특수통 검사 7명으로 구성된 수사팀도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나마 김모 전 검사와 민모 총경은 김 씨에게 돈을 받은 사실을 비교적 일찍 털어놔 검찰의 부담을 덜었지만 조 전 판사는 해박한 법률지식을 바탕으로 끝까지 결백을 주장하면서 수사팀과 공방을 벌였다.

부인으로 일관하는 조 전 판사를 압박하기 위해 검찰은 주변 증거를 확보하는 데 힘을 쏟았고 이를 바탕으로 혐의를 좁혀나갔다.

7차례 조사를 받은 조 전 판사에 대한 진술 조서 분량만 4천 쪽에 달한 것도 조 전 판사에 대한 검찰 조사가 그만큼 어렵게 진행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7월 중순 이 사건 첫 보도 후 김 씨가 약 1주일간 진술을 번복하는 등 수사에 협조하지 않은 것도 수사팀을 곤혹스럽게 했다.

김 씨가 진술을 뒤엎는 사이 조 전 판사는 김 씨를 상대로 법원에 공판전 증거보전 신청을 내 검찰과 '일합'을 겨루려 했다.

공판 전 증거보전 청구는 검사나 피의자 또는 변호인 등이 미리 증거를 보전하지 않을 경우 해당 증거를 사용하기 곤란할 때 본안 공판이 열리기 전이라도 판사에게 증인신문이나 검증 등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형사소송 절차다.

그러나 김 씨의 진술 거부로 조 전 판사와 검찰의 신문은 결국 무산됐다.

법원과의 신경전도 수사 기간 내내 법조계 안팎을 뜨겁게 달궜다.

수사팀은 이번 수사가 법원-검찰간 갈등으로 확산되길 원치 않는다는 의견을 거듭 밝혔지만 법원과 검찰 내부에선 양측을 비난하는 의견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일부 판사는 김홍수 씨 의혹과 관련해 검찰 내부 인사가 추가로 연루됐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퍼뜨리려 하기도 했고 검찰 내부에서도 법원을 감정적으로 비난하는 반응이 속속 나왔다.

특히 조 전 판사의 부인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법원-검찰간 갈등과 신경전은 최고조에 달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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