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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법조비리' 김홍수 씨 사건 전말

브로커 처벌 후 1년만에 비리 전모 '포착'

검찰이 7일 차관급 예우를 받았던 전직 고법 부장판사와 검사, 경찰서장 등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전격 청구함에 따라 브로커 김홍수 씨 사건은 사상 최악의 법조비리로 남게 됐다.

과거 의정부나 대전 법조비리의 경우 변호사가 사건청탁을 대가로  판·검사들 에게 떡값이나 전별금 등을 돌린 정도였지만 이번 사건은 고위 법관 등이 브로커의 청탁을 받고 직접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 1년 만에 꼬리 잡힌 브로커 = 이번 비리는 브로커 김 씨가 다른 혐의로 처벌 받은 뒤 1년 가량 지나서야 비리의 실체가 드러났다.

자칫 묻힐 수도 있던 대형 비리가 뒤늦게 다른 사건 수사를 통해 꼬리를 잡힌 셈이다.

브로커 김 씨는 작년 7월 하이닉스 주식 불법거래에 연루된 금융 브로커 박 모 씨의 기소중지 사건을 해결해 주겠다며 2억6천여 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고 복역중이었다.

그러다 검찰은 올 해 5월 초 여당 의원 보좌관 출신 인사가 주식 불법 매매와 관련된 청탁과 함께 김 씨의 돈을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에 착수했다.

같은 달 말 보좌관 출신 김 모(40·구속) 씨가 김홍수 씨에게서 산업은행 보유의 하이닉스 출자전환 주식 1천만 주를 편법 인수할 수 있게 힘써 달라는 청탁과 함께 6억3천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것이 법조 비리 수사의 신호탄이 됐다.

검찰은 김 씨가 수감된 서울구치소 거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김 씨가 쓴  편 지와 탄원서를 발견했고 이어 김 씨 자택에서 이번 사건 수사의 결정적 단서가 된 다이어리를 찾아낸 것이다.

다이어리에는 김 씨가 언제 누구를 만나 얼마를 건넸다는 내용이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당시 현직 고법 부장판사와 전직 부장검사, 현직 검사와 경찰 등 법조인을 포함한 유력 인사들을 접대한 내역이 빼곡이 적혀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한 검찰의 강도높은 수사가 전개됐다.

이 과정에서 비리 혐의가 드러난 현직 검사는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6월  스스로 옷을 벗었고 현직 고법 부장판사와 전직 부장검사, 전직 경찰서장 등이 잇따라 검찰에 불려 나와 조사를 받았고 급기야 사상 최초로 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기에 이르렀다.

김홍수 씨가 판·검사들을 상대로 금품 로비를 벌인 사상 최악의 법조비리 사건은 자칫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 '드러나지 않은' 비리의 하나로 묻힐  뻔 했으나 결국 추악한 실체를 드러낸 것이다.

◇ 검-법 갈등 속 검찰 '강공' = 유례없는 현직 고위 법관에 대한 비리 수사로 인해 수사 기간 내내 법원과 검찰 사이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팽팽하게 전개됐다.

수사 대상인 고위 법관은 검찰을 직접 찾아와 자신이 수사를 받는 데  항의하는가 하면 법원 내부에서는 검찰의 수사에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나왔다.

수사팀 검사들도 이번 수사의 특수성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며 법관 개인 비리에 대한 수사가 법원 조직에 대한 공격으로 비쳐지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검찰이 청구한 고법 부장판사 부인에 대한 계좌추적 영장이 기각됐을 때 검찰 내에선 "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가 지나치다"는 비난이 나왔고 법원에선 검찰이 무리하게 포괄 영장을 신청하는 등 표적 수사를 하고 있다는 반격이 나오기도 했다.

3개월 가까이 진행된 김홍수 씨 사건은 성역으로 여겨지던 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사법부와 검찰에 대한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혔지만 비리를 낳을 수 밖에 없는 법조계의 고질적인 병폐를 되짚어보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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