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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돼 가는 생명수' 제주 용천

<8뉴스>

<앵커>

제주도의 큰 자랑거리, 땅에서 솟는 차고 깨끗한 물, 바로 용천인데요. 소중한 수자원인 제주 용천이 마실 수 없을 정도로 오염돼 가고 있습니다.

박수택 환경전문 기자입니다.

<기자>

제주의 마을은 주로 바닷가에 모여 있습니다.

맑은 물 솟는 샘, 용천이 있기 때문입니다.

돌담 둘러친 용천은 더위 씻는 피서지입니다.

제주도에서 용천은 주민들이 삶에 필요한 물을 구하는 곳이면서 마을의 중심 사랑방 노릇을 해 왔습니다.

[임정자/제주시 애월읍 : 아주 약수라서, 옛날에 전염병이 많았을 때도 이 물을 마시면, 이 마을에는 전염병이 없었어요.]

자랑할 수 없는 물이 늘었습니다. 

중산간 지대 '구시물'은 오염됐으니 마시지 말라는 안내판이 섰습니다.

7백년 전 삼별초 장군의 발자국 샘이라는 '장수물'도 마찬가지 신세입니다.

제주에서 용천으로 남은 건 911곳 뿐.

제주도가 392곳을 골라 수질을 조사해봤습니다.

마실 수 있는 용천은 209곳으로, 조사 대상의 절반을 조금 넘는 정도입니다.

[고기원/제주 수자원본부 연구실장 : 주 원인은 화학비료고, 두번째가 축산에 관련된 폐수, 그 다음에 생활하수, 이런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용천 물을 직접 마시기보다 수원지에 모아 거른 수돗물을 돈 내고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류성필/(사)곶자왈사람들 사무차장 :  8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아주 본격적으로 상수도에 의존하게 되죠. 용천수가 주민들의 관심 밖에서 좀 더 멀어지면서 허드렛물로 이용되다 보니까 그만큼 이런 관리가 미흡한 것 같습니다.]

개발 바람에 물길 막히고, 오염되는 제주 용천.

샘마다 깃든 전설과 사연도 잊혀지고 사라져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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