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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통신] 민영 ITV 경영위기의 교훈

공영 BBC 보도 "민영 ITV경영위기"

8월 2일 저녁 BBC 1은 뉴스에서 이색적인 리포트를 전했다. 적확하지는 않지만 BBC의 라이벌이라고 볼 수 있는 민영 ITV에 관한 뉴스다. 결론부터 말하면 경영위기에 봉착했다는 소식인데, CG까지 정성스레 넣어서 아주 소상하게 전했다. 경쟁 관계에 있는 채널이 위험지경에 빠졌다는 소식을 고소하게 전달한 것인지... 그러나 그렇게 보기는 좀 어렵다. BBC는 시청자들이 내는 수신료로 운영하는 공영 방송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갖고 경쟁 관계라고 할 수는 있지만, 경영측면에서 경쟁관계라고 규정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방송 동향에 대한 주요한 정보여서 전달한 뉴스라고 보는 게 적절할 것이다. 아무튼 KBS가 SBS 소식 전하는 게 한국서도 드문 일이듯이 여기서도 흔한 일은 아니다.

핵심은 ITV가 심각한 경영 위기에 몰렸다는 것에 모아진다. 이렇게 엄청난 적자 위기를 가져오는 이유는 당연히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다. 민영 TV 방송사의 수입은 100% 광고다. 그렇다면 광고 수주가 부실했다는 말인가. 그렇다. 금년 하반기로 넘어오면서 5,6,7월 3달의 광고 수주가 22%나 급감했다. 문제는 지난 것은 지난 일이고, 앞으로 개선되면 큰 걱정 덜어도 된다. 그러나,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은행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9,10월 향후 3개월 동안 광고 수주는 20%나 더 떨어질 것이라는 아주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크레딧 스위스 은행의 자료는 2006년 ITV 전체 광고수입이 15%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청률 하락으로 광고 물량 급감

광고 수주가 줄어들 때는 통상 2가지 이유가 있다. 경기가 좋지 않아 기업들이 광고물량을 줄이는 것이고, 두번째는 광고물량과 관계없이 프로그램 시청률이 하락해 광고주들이 외면하는 경우다. 불행하게도 ITV는 후자의 경우다. 올 6,7월은 월드컵 축구와 윔블던 테니스라는 광고물량 증가의 호재가 있었다. 그런데도 ITV가 하향곡선을 그린 것은 시청률에서 바닥을 헤맨 게 주요 이유다. ITV의 시청률은 지난 1년 동안 무려 17%나 하락했다. 7월의 점유율은 16.8%로 낮아져 지난해 7월 18.6% 이후 가장 낮아진 상황이다. 
                                     

 ITV가 야심차게 내놓은 프로그램 [It's Now Or Never]가 최악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리얼리티 쇼 [Love Island]도 시청자의 외면을 받으면서 광고물량 감소로 최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월드컵은 물론 윔블던에서도 시청률이 좋지 못했다. 월드컵. 보는 팬들은 즐겁지만, 축구 감독들 자리 날리고, 시청률 끄는데 실패한 민영방송 광고물량 감소시키고... 안보이게 불행한 곳이 여럿이다. 한국은 드라마가 TV의 주류이고, 드라마 시청률 뜨면 광고 수주에 걱정 없는 양상을 보이지만, 의미있는 드라마가 거의 없는 영국에서는 스포츠와 함께 대형 버라이어티 쇼의 시청률 향방이 운명을 가른다. ITV의 경우 한껏 기대를 걸고 매일 밤 10시부터 11시 반까지 1시간 반을 편성한(중간에 10시 반부터 11시까지는 뉴스 방송) 야심작 리얼리티 쇼(Reality Show) 프로그램 [러브 아일랜드(Love Island, 사랑의 섬)]가 완전 실패로 인정될 만큼 시청률이 바닥이다. 또 토요일 저녁 7시 50분부터 8시50분까지 편성한 대형 생방송 프로그램 [It's Now Or Never(지금 아니면 없어요)] 역시 최악의 시청율을 기록중이다.

정체성 위기에 경영진 퇴진 전망

ITV는 지금 심각한 정체성 위기에 빠지게 됐다. 축구와 테니스는 공영 BBC에 뒤졌고, 앞서 소개한 야심찬 대형 쇼 프로그램은 ITV보다 27년 늦게 1982년 출범해 사세가 작은 소형 민영 TV Ch4의 밤 10시 프로그램 (Big Brother)에게 밀렸다. 공영방송에도 작은 민영방송에도 시청자를 빼앗긴 결과가 광고 감소로 나타났고, 이것이 경영 악화로 이어진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경영진의 퇴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연봉 180만 파운드(약 32억원)을 받은 회장(Chief Executive) 챨스 알렌(Charlse Allen)은 다음주 그만둘 것으로 전망된다. 1955년 공영방송 BBC의 경쟁상대로 설립돼 반세기를 넘은 민영 ITV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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