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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통신] 미셸 위 BT오픈 특집

털모자 쓴 미셸 위

영국의 날씨가 돌변했다. 지난주까지 낮 기온 30도를 꼭 넘던 수은주가 이번 주 들어 23-24도로 뚝 떨어졌다. 수시로 검은 구름이 끼고 그 사이로 빗방울이 간간이 흩뿌려진다. 때때로 바람마저 강하게 분다. 그래서 한낮이라도 해가 구름에 가리면 장소에 따라 한기가 느껴질 정도다. 기상이변의 더위는 온데간데 없다. 긴 옷을 꺼내 입고 밤에는 두툼한 이불을 덮어야 따스한 휴식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한국이 장마 질 때는 기록적인 무더위를 보이더니 한국에서 무더위가 이어지니까, 선선하다 못해 서늘한 날씨로 둔갑했다.

그래서 그런가, 미셸 위(위성미)가 겨울도 아닌데 두툼한 점퍼에 털모자를 뒤집어 쓰고 그린에 나섰다. 털모자 아래로 길게 땋아 늘인 갈래머리가 앙증맞은 모습이다. 우리 나이로 17살. 아직 앳된 생김새가 그대로 남았다. 그렇지만, 다부진 표정으로 미셸 위가 벙커에서 공을 쳐 올리는 모습이 정론지 인디펜던트(THE INDIPENDENT)의 스포츠면 머릿기사로 올랐다. 8월 4일부터 시작되는 여자 브리티시 오픈(Women's British open)에 참가하는 미셀 위가 필드에서 연습하는 장면을 담은 것이다. 두번째 페이지에도 역시 사진 한 장과 함께 특집기사가 실렸다.

[첫번째(the first)]로 시작하는 미셸 위 신화

지난 주 프랑스 에비앙 마스터즈에서 캐리 웹에게 1타차로 뒤져 2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프로에서 준우승만 4번을 차지한 그녀가 과연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둘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우선 그녀가 이름 앞에 늘 첫번째(the first)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음을 강조한다. 50년 만에 성인 남자 대회에 컷오프를 통과한 첫 여자 선수, US 오픈에서 최종 예선에 진출한 첫 여자선수, 지난 가을 프로에 데뷔하면서 6백만 파운드의 수익을 올린 첫 여자 선수... 그러나 이런 화려한 [첫] 기록행진에서 정작 경기로 [1등] 자를 마지막 붙인 것은 한국 나이 14살 때인 지난 2003년 미국 여자 아마추어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한 것 뿐이라고 은근히 아직 성과가 없지 않느냐는 투로 반신반의(半信半疑)의 톤을 유지한다. 이에 대해 미셸 위는 "명백히 실망스러운 것" 이라면서도 "승리의 때가 오고 있으며 나는 그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갑자기 서늘해진 날씨에 강한 바람이 불자 털모자까지 쓰고나선 미셸 위. 프로데뷔 이후 첫승을 거두게 될 지 브리티시 여자 오픈에 영국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디펜던트는 미셸 위가 자신에 대한 비난에 움츠러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녀의 경쟁자인 남녀 선수 모두를 합쳐 올 시즌 3개 메이저 대회에서 5위 안에 든 것은 그녀가 유일하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지난 6번의 메이저 대회에서 4번이나 3위 안에 든 실력은 정말 놀라운 것이라고 덧붙인다. 올해 6개 대회에서 그녀가 거둔 상금은 대회마다 7만 파운드(약 1억 2천5백만 원)다. 대회당 수익율로만 따지면 소렌스탐을 앞서는 기록이다. 그녀가 거둔 70.11타 점수는 소렘스탐과 멕시코의 로레나 오초아에 이어 3위라는 좋은 기록이다.

주변 비난 속에서도 프로데뷔 첫 승 따낼지

물론 낸시 로페즈, 도티 페퍼같은 여자 골프의 전설들은 아직도 미셸 위를 비난한다. 남자를 이길 수 없음에도 스폰서 초청으로 남자 대회에 얼굴을 내민다고... 상업적이라는 뜻인데... 뜻밖에 미셸 위의 비난 대열에 박세리의 이름이 보인다. 인디펜던트는 박세리가 미셸 위의 뻣뻣함을 지적한 것으로 전한다. 이런 비난에 대한 미셸 위의 나이답지 않은 모습이 의연해 보인다. "중요한 것은 나의 기대죠. 나는 다른 사람들의 나에 대한 혹은 내 게임에 대한 평가에 크게 귀 기울이지 않아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가질 수 있어요. 나도 다른 사람에 대해서 내 의견을 갖거든요. 내가 좌절하는 것은 내가 승리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는 것 때문이에요." 노장 로라 데이비스는 적어도 이런 미셸 위를 이해하는 동료로 분류할 수 있다. "그래 신경쓰지 말고 한 번 해 봐.(Go girl)"라고 말을 하니 말이다.

갑자기 기온이 낮아진(예년 기온을 찾은 것이지만) 영국. 영국에서도 기온이 낮고 바람이 강한 북서부 랭카셔 지방의 로열 리탐(Royal Lytham) 컨트리 클럽. 하와이의 따뜻한 기후에서 온 미셸 위가 이번에 프로데뷔 첫 승을 거둘지 벌써부터 영국언론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 가지 아쉬움은 처음부터 끝까지 10대 하와이 소녀(Hawaiian teenager)라는 표현으로 일관한 것. 한국계라는 말이 한 번만 나왔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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