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교육 부총리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취임한 지 불과 열흘여 만인 1일 다시 '시험대'에 섰다.
국민대 교수 시절 작성한 논문들이 표절이나 중복게재 시비에 오르는 등 연구윤리를 위반했다는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기 때문이다.
김 부총리는 이날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 출석, 사퇴 압력까지 불러온 이른바 '5대 의혹'에 대해 학자적 명예회복 차원이라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김 부총리는 지금까지 제기된 논문 관련 의혹을 ▲제자 논문 표절 ▲연구비 이중수령 ▲논문 실적 중복보고 ▲논문 중복게재 ▲'학위 거래' 의혹 등 5개로 나눠 조목조목 반박했다.
◇논문 표절시비 = 김 부총리의 1988년 6월 한국행정학회 발표논문(도시재개발에 대한 시민의 반응)이 제자 신모(사망)씨의 1988년 2월 박사학위 논문(도시재개발 지역 주민의 정책행태에 관한 연구)을 표절했다는 의혹이다.
김 부총리가 연구윤리를 위반했다는 의혹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한국행정학회지 발표논문이 1987년 12월10일 한양대에서 개최된 '한국행정학회 학술대회'에서 이미 발표됐고 1988년 6월 한국행정학회 학회지에도 자동 게재된 것인 만큼 김 부총리 논문이 먼저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또한 두 논문에서 사용한 분석기법이 단순빈도분석(김 부총리)과 요인·다중회귀 분석(신씨)으로 서로 다르므로 두 논문은 완전 별도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도 이날 교육위에서 "먼저 나온 것이 나중에 나온 것을 베낄 수 없다"면서 "당시 연구 데이터를 함께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이미 표절 시비에 대해 한국행정학회에 판정을 의뢰해 놓았다.
◇중복보고 = 김 부총리가 2001년 1월 한양대 지방자치연구소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 '지방자치단체의 개방형 임용에 대한 소고'를 2001년 12월 소속 대학인 국민대 사회과학연구 학술지에 '지방자치단체의 개방용 임용제에 관한 연구'란 제목으로 바꿔 재발표(일종의 자기표절)했으며 이 두 논문은 BK21 연구실적으로 올려졌다는 의혹.
교육부는 국민대 학술지 재발표가 국민대 학술지 편집인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연구활동 진작을 위한 관행이었으며, BK21 연구실적 중복행정학회지 발표논문이 1987년 보고는 이미 지원금을 탄 뒤였던 만큼 실적을 부풀릴 이유가 없어 단순한 실무적 실수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김 부총리는 "실무자의 실수로 일어났다는 것은 이미 제가 사과했다"면서 "이런 실수를 연구실적을 부풀리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가 1996년 3~12월 학술진흥재단으로부터 연구비(450만원)를 받아 작성한 논문 '정책결정 과정에 있어서 시민단체의 영향력'을 1999년 3월 한국지방자치학 회보에 '공익적 시민단체의 정책적 영향력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발표하고 2002년 8월 BK21사업 실적으로 보고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교육부는 김 부총리가 이 기간에 중복 발표된 논문을 모두 BK21사업 실적으로 제출한 것으로 돼 있지만 정부가 결과물에 대한 평가과정에서 이를 인정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세부평가 근거자료가 없기 때문에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부총리는 이에 대해서도 실무자의 행정적 실수로 빚어진 일로 연구 실적이 이미 2배를 넘은 상태여서 업적을 부풀릴 필요가 없다고 해명했다.
◇연구비 이중수령 = 김 부총리가 서울시의회에서 1천800여 만원을 지원받아 1999년 12월 제출한 연구용역보고서 '중앙행정권한 지방이양에 따른 자치입법적 대응방안'의 내용 일부를 베껴 2001년 2월 국민대 사회과학연구소 학술지인 '사회과학연구'에 '권한이양촉진법 제정에 따른 권한이양 절차의 변화와 지방자치단체의 대응방안'이라는 논문을 실었으며 이 논문은 BK(두뇌한국)21 사업 연구실적으로 제출됐다.
이를 두고 김 부총리가 다른 기관에서 연구비를 받고 쓴 논문을 BK21 사업의 실적으로 보고, 결과적으로 연구비를 이중으로 받았다는 의혹이 일었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BK21사업은 연구비가 아니라 우수한 학문후속세대 양성을 목적으로 자금을 지급한다"면서 "따라서 교수가 다른 기관으로부터 연구비를 받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교수의 연구 결과는 연구비 지급 주체와 관계없이 BK21 사업 기간 연구 업적으로 보고하게 돼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교육부도 BK21은 연구비 지원사업이 아니라 인력양성 사업이므로 BK21 사업 소속 교수는 외부 연구비를 수주해야 하며, 이에 따른 논문과 연구비 수주액수는 BK21사업의 실적으로 기록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재탕·중복게재 = 김 부총리는 1998년 5월 '한국행정연구'에 발표한 '지방의회 구성과 운영' 논문을 그해 12월 국민대 '사회과학연구'에 '한국지방의회의 개혁방향과 과제:구성과 운영문제를 중심으로'로 제목과 내용을 일부 바꿔 발표하는 등 1994년부터 2004년까지 적어도 7건의 논문을 교내 학술지, 월간지, 자료집, 소식지 등에 중복 게재했다.
이를 놓고 김 부총리가 상습적인 '자기 표절'과 '재탕'을 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김 부총리는 "논문 중복게재는 해당 출판물 편집 주체의 기준과 판단에 의해 이뤄진다"면서 "국민대 법정논총과 사회과학연구소 논문집은 논문 재게재를 허용하고 있음에도 일부 언론은 자신의 동일한 논문을 재게재하거나 수정.보완 또는 형식을 바꿔 복수의 출판물에 기고하는 행위를 '자기표절' 등의 악의적 표현으로 폄하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학위 거래' 의혹 = 김 부총리가 2001년 국민대 교수시절 제자인 당시 성북구청장으로부터 1억원대의 연구용역을 수주하고 이듬해 이 구청장의 박사학위 논문 통과에 편의를 제공했다는 의혹이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성북구청으로부터 연구용역을 의뢰받은 시점은 1997년이고, 나를 포함해 9명의 공동연구로 진행된 '성북구 구정발전 5개년 계획'은 당시 성북구청장이 박사학위 과정을 수료한 2001년 8월 이전 이미 완료됐다"며 사실 관계부터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 부총리는 "또 2001년 4천800여 만원 규모로 이뤄진 연구 용역인 '21세기 성북 비전을 위한 행정수요 조사'는 97년 연구용역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지 성북구청장의 지도교수로서 지위를 이용한 게 결코 아니다"고 덧붙였다.
당시 성북구청장이 2002년 9월 국민대 행정대학원 겸임 교수로 위촉된 데 대해 김 부총리는 "당시 성북구청장을 겸임교수로 위촉할 것을 결정한 것은 학과장과 학장이었고, 당시 평교수였던 나는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