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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파산신청 사상 최대…서민경제 위협

경기부진에 물가·금리 오르고 고용 악화

올해 6월 현재 개인파산 신청자가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경기마저 하강 조짐을 보이면서 서민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 

소득과 일자리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유가와 공공요금 등 물가 불안까지 우려되고 상승세를 계속하는 금리는 서민을 압박하고 있다. 

◇ 개인 파산신청 사상최대 = 30일 관련 부처와 대법원, 금융계, 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개인파산 신청자는 4만9천58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6배에 달하면서  연간 기준으로 개인파산 신청자가 가장 많았던 지난해 전체 규모(3만8천773명)를 1만 명 이상 넘어섰다. 

개인파산 신청자는 2000년 329명, 2001년 672명, 2002년 1천335명, 2003년 3천856명, 2004년 1만2천317명 등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개인파산 신청자는 1월 5천383명, 2월 6천99명, 3월 6천197명, 4월 1만247명, 5월 1만304명, 6월 1만1천351명 등으로 늘어나고 있고 4월부터는 월별 신청자 수가 1만명을 돌파했다. 

또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사금융을 이용한 경험이 있거나 이용하려는 사람 5천113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주거비·병원비 등 생계형이 36%로 1년 전 20%의 1.8배로 늘어났다. 

사금융 이용자 대부분이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없는 서민이고 특히 생활비 등 생계형 이용이 늘었다는 점은 서민 생활이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현재 우리나라의 잠재적인 파산자 규모가 43만~112만명에 달하고 경기 하강, 취약한 가계 재무구조 등을 고려하면 개인파산 신청자가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개인파산이 신청 요건 완화 등을  통해  회생제도로 정착되면서 신청자가 늘어나는 측면도 있지만 파산신청 외에 다른 대안이 없어 파산을 선택하는 사람도 많다"고 설명했다. 

◇ 경기하강 우려속 소득·고용 개선없어 = 실제 올해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에 비해 0.8% 증가하는 데 그 쳐 지난해 1.4분기(0.5%) 이후 5분기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고 앞으로  경기 동향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도 5개월 연속 하락, 민간  경제연구소에서  제기했던 경기 하강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서민들은 경기 상승기에는 가장 늦게 '온기'를 느끼지만 경기 하강기에는 가장 먼저 '냉기'에 떨게 된다. 

일자리 증가 부진이 문제다.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늘어난 평균 취업자 수는 30만6천명 정도로 정부가 하향 조정한 올해 취업자 증가  목표치(35만명)를  밑돌고 있다.

특히 5월과 6월에는 취업자 증가 수가 30만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부는 하반기에 취업자 수가 38만5천명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경기 하강 조짐 등으로 인해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올해 1.4분기 기준으로 전국 가구 중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의 소득 증가율은 2.4%로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상승률 2.3%와 큰 차이가 없다.

늘어난 소 득과 오른 물가를 상쇄하면 실질 소득 증가는 거의 없다는 얘기다. 

월 평균 소득 100만원 미만과 100만~200만원 미만 계층의 6월 소비자기대지수도 각각 89.5와 94.2에 그쳐 기준치(100)를 밑돌 뿐 아니라 각각 2개월과  3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 유가급등에 서민물가 '들먹' = 하반기에는 철도운임, 시외버스, 고속버스, 택시 등 각종 교통요금 인상이 줄줄 이 대기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등 관계부처는 철도운임 상한을 평균 7.2%, 시외버스 요금과 고속버스 요금을 각각 18%와 8% 올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하반기 내에  최종  인상률을 확정할 계획이다. 

지자체들의 지하철, 택시 요금 인상도 잇따르고 있다. 

부산시는 이달 8일부터 지하철 요금을 평균 26.4% 인상했고 경북 울진시는 이달 들어 택시요금을 평균 13% 올렸으며 충남 보령시도 28일부터 택시 기본요금을 1천500원에서 1천8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국제 유가 급등으로 국내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이달 넷째 주 기준으로 ℓ당 1천545.67원으로 2주 연속 최고가를 경신했고 경유 가격도 ℓ당 1천298.98원에 달해 4주 연속 최고가를 갈아 치웠다. 

재경부 관계자는 "유가가 급등한데다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상반기에는 높았지만 하반기에 낮았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하반기 소비자물가는 상반기보다 오름폭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집중 호우 등으로 야채류를 중심으로 한 농산물 가격도 불안하게 움직여 서민들의 물가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고금리..서민 금융환경 악화 = 콜 금리 인상과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 등으로 서민들의 금융환경도 악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월부터 지난달까지 4차례에 걸쳐 콜금리 인상을 잇따라 단행, 콜금리가 9개월만에 1.0%포인트 올랐고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도 상승했다.

상당수의 대출상품이 변동금리이기 때문에 서민들의 이자 부담도 상당히 커졌고 한은이 앞으로 콜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서민들의 금융기관 이용도 어려워지고 있다. 

금융감독당국이 주택담보대출의 과도한 증가세를 경계해 대출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에 서민들은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기가 쉽지 않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담보 뿐 아니라 이자를 제대로 갚을 수 있는 소득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고정적인 수입이 없는 고객들은 대출받기가 예전보다 어려워졌다"며 "전형적인 서민금융상품인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잔액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일자리·체감경기 회복 필요 = 경제 전문가들은 위기를 맞고 있는 서민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 를 만들어 체감경기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자리 창출 속도가 더디고 성장이 수출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자영업자 등의 체감경기가 상당히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까지 하강하면 서민경제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송 위원은 "체감경기가 살아날 수 있도록 금리인상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고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남아있는 재정을 경기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노동시장의 회복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경기가 조정을 받기 시작하면 우려할만 한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은 중구난방인데다 실효성에 대한 사전 분석이 없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조급하게 공공부문에 일자리를 대대적으로 만드는 정책을 쓰면 효과가 단기에 그친다"며 효율적인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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