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수해지역에는 각 지자체가 구축한 비상 무선통신망이 있었지만 정작 급할 때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정영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 인제군이 도입한 재난용 무전기 23대입니다.
지난 2000년 예산 1억여 원을 들였습니다.
유무선 통신이 두절됐을 때를 대비한 재난 장비입니다.
지난 15일 집중호우가 쏟아졌습니다.
전화가 끊겨 비상통신망이 필요했던 고립 마을에 재난용 무전기가 동원됐지만 결과는 먹통이었습니다.
해발 1천 1백여m 지점에 설치돼 태양열을 전원으로 삼는 중계 안테나가 문제였습니다.
집중호우가 내리기 직전 십여 일 동안 단 하루도 맑은 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인제군청 공무원 : 일주일씩 비가 온다면 솔라 에너지가 충전이 안 되잖아요. 전력이 떨어지면 덜 작동하죠. 그럴 땐 자치행정과의 위성전화 쓰는 거죠.]
무전기가 무용지물이 되자 12대의 위성 전화기가 각 마을에 보급됐습니다.
지상의 모든 통신망이 파괴돼도 연결될 수 있다는 이 위성전화조차 이처럼 산으로 둘러싸인 피해지역에서는 제 구실을 하지 못했습니다.
산과 산 사이의 각도가 75도를 넘어야만 위성 연결이 가능합니다.
인제군은 무전기와 위성전화가 무용지물이란 사실을 사용해보고서야 알았습니다.
[수해지역 이장 : 산이 많은 곳에서는 안터지는 경우가 많아요. 어떻게 움직이다 보면 터지는 데가 있어요. (위성전화보다) 핸드폰이 훨씬 나아요.]
정작 필요한 때 먹통이 돼버린 비상 통신망.
재난 대비는 커녕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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