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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숙 된 고시원 '안전 사각지대'

<8뉴스>

<앵커>

어제(19일) 잠실 고시원 건물에서 불이 나서 8명이 숨졌는데 피해자는 대부분 고시생이 아니라 일용직 영세민들이었습니다.

화재에 속수무책인 무허가 숙박업소로 전락한 고시원 실태, 김현우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화재가 난 잠실의 고시원 근처.

비슷한 구조의 고시원이 10여 군데가 넘습니다.

비상구 등 대피 시설은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고, 폭 1m가 안되는 복도 양쪽으로 다닥다닥 쪽방들이 붙어 있습니다.

내부는 1평 남짓.

작은 창문 하나가 전부입니다.

이런 고시원의 월세는 20여 만원.

[김모씨/인근 고시원 주인 : (방이) 최고 비싼 것은 25만원, 싼 것은 20만원. 직장에서 200만원씩 받는다고 하면 이런 곳에 있겠어요?]

이용하는 사람들 가운데 고시준비생은 거의 없는 이름만 고시원입니다.

가족과 떨어져 사는 저소득층 기러기 아빠들, 일용직 근로자와 소득이 적은 직장 여성들이 주 이용객입니다. 

[이모씨/사고 고시원 거주자 : 일용직이라든가, 버림받았거나 부모 봉양을 안 해서 혼자 나오신 분 거의 그런 분 아니겠어요?]

고시원은 밀집 구조 탓에 화재에 무방비입니다.

안전 시설 기준이 없어 관리 감독이 이뤄지지 않는 사각지대입니다.

[유영길/송파 소방서 구조진압 과장 : 신종 다중이용업소인 고시원은 인허가 기관이 없어 사업자 등록만으로도 영업이 가능합니다. 방의 크기, 복도 간격, 수용 인원 등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소방안전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지난 5월 시행하려다 업주들의 반발로 1년 연기된 개정 소방법대로 고시원이 소방시설을 갖췄다면 인명 피해는 줄일 수 있었습니다. 

무허가 숙박업소로 전락한 고시원에 대한 안전 기준 만큼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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