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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수험생들, '물에 잠긴 꿈'

<8뉴스>

<앵커>

계곡이 망가지고, 터전이 쓸려나간 것보다 더 마음 아픈 건 꿈과 희망을 잃어버린 아이들입니다.

거센 물살에 책과 공부방, 그리고 미래에 대한 꿈까지 잃어버릴 위기에 놓인 수해지역 고3 학생들, 그 안타까운 사연을 김정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유치원 선생님이 꿈인 고등학교 3학년 조혜미 양.

강원도 인제군 고사리에 있는 조 양의 집은 지난 15일 산사태로 절반이 무너졌습니다.

수능이 110일 가량 남았지만 더 급한 빨래와 집안 청소에 하루 종일 매달려야 합니다.

근처 친척집과 친구집을 전전하면서 어린 동생을 돌보고 틈틈이 공부를 이어갑니다.

하지만 대학 갈 일이 큰 걱정입니다.

[조혜미/인제고등학교 3학년 :  대학은 가고 싶은데 못 갈 거 같아요. (왜?) 집이 망가지고 그래서...]

[조영환/조양 아버지 : 진짜 시골에서 공부도 제대로 못 시키고,  수해가 나서...]

인제군 한계3리에 사는 열아홉, 김정은 양.

김 양은 8년 전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사는 소녀가장입니다. 

큰 비로 집이 모두 떠내려가 근처 초등학교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은 손 놓고 있을 수가 없어서 오늘(20일)은 직접 수능 수험서를 사러 서울을 다녀왔습니다.

보금자리를 송두리째 앗아간 수해도 김 양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습니다.

[김정은/원동고등학교 3학년 : 일단 간호사라는 꿈이 있으니까 간호사가 되고 싶어요.]

강원도 인제와 평창에서는 수십 명의 고 3학생들이 이렇게 어렵게 공부하고 있지만 강원도 교육청은 아직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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