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경상북도 예천에서는 1천여 ha의 농경지가 물에 잠기면서 공들여 키운 농작물이 모두 못쓰게 됐습니다. 농민들은 아예 수확을 포기한 채 하늘만 원망하고 있습니다.
남달구 기자가 현장 다녀왔습니다.
<기자>
희망에 부풀어있던 비닐하우스는 온통 상실감으로 변했습니다.
물이 빠지지 않아 아직도 반쯤 흙탕물이 차 있는 하우스 안은 둥둥 떠다니는 오이로 그야말로 물 반 오이 반입니다.
허탈한 농심은 아예 수확조차 포기해 버렸습니다.
한 푼이라도 건질까 해서 힘써 수확하다 버린 오이 망태기가 멍든 농심을 말해줍니다.
[이동민/경북 예천군 구이리 : 뿌리가 상하고 올 농사 다 망쳐 어떻게 할지 답답합니다.]
참외와 수박밭도 쑥대밭이 됐습니다.
사흘째 물속에 잠겨있으면서 속이 짓물러 썩어가고 있습니다.
고추 농사도 완전히 망쳤습니다.
겉보기는 멀쩡한 것 같지만 이미 줄기가 짓물러 들어가 건질 것 하나 없습니다.
[고은일/경북 예천군 용궁면 : 이거 (줄기가) 삭아서 껍데기가 홀랑 벗겨지고 만지지도 못해.]
300mm가 넘는 집중 호우로 울진과 봉화 등 경북지방에서 입은 농작물 침수 피해만도 1천여 ha에 이릅니다.
[고은일/경북 예천군 용궁면 : 이거 다 헛일이에요. 금년 농사 안된다고 봐야 해요.]
하늘만 찌푸려도 뛰는 가슴, 농민들은 지금 들녘을 쳐다보기조차 싫은 심정이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