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미국은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고 남북 관계도 당분간 냉각이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오늘(10일)은 이 문제에 대해서, 정치부 안정식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에 많은 양보를 하겠다고까지 하면서 남북 관계를 잘 해보려고 했는데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사실, 북한이 남북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이번에 미사일을 발사할 수가 없는 겁니다.
당장에 쌀, 비료 지원받는 문제부터 시작해서 경공업 원자재 지원, 지하자원 개발 등등 남한과 경제협력을 해야 될 부분이 쌓여 있거든요.
그런데도 분위기가 안좋아 질 것을 알면서도 북한이 왜 미사일을 발사했겠느냐 하는건데 결국, 북한에게 있어서는 미국과의 관계가 남한과의 관계보다는 훨씬 중요하다는 것 아니겠느냐는 것인데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의 안보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나라는 역시 미국 밖에 없다는 것이죠.
그동안 북미 관계는 경색된 상태에서 남북 관계는 그런대로 발전돼 왔기 때문에 북한이 이제는 미국보다 남한과의 관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보니까 역시 그건 아직까지는 착각이었다는 것입니다.
북한에게 남한과의 관계는 미국과의 관계에 비하면 역시 부차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번 미사일 발사로 실증된 것이 아닌가.
<앵커>
지금 말씀하신대로, 북한에게 있어서 북미 관계가 남북 관계보다 우선하는 것이라면, 우리 정부는 앞으로 어떤 정책을 펴야 할까요?
<기자>
사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미국과 좀 마찰을 감수하더라도 북한과의 교류 협력을 강화하자는 입장입니다.
말하자면, 남북 관계의 발전을 통해서 한반도 문제를 풀어보겠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번 사례에서 보듯이, 남북 관계 발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를 더 중요시한다는 것이 실증이 됐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미국과 공조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대북한 정책이 과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인 지에 대해서는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즉, 북한 자체가 미국과의 관계를 남한과의 관계보다 더 중요시하고 있는데, 미국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한국의 대북 정책이 과연 어느 정도까지나 효과를 거둘 수 있겠느냐는 겁니다.
결국, 북한과의 관계 진전을 위해서라도, 미국을 설득해서 같은 목소리를 내려는 정책이 훨씬 더 필요한 것이 아니냐하는 생각입니다.
이런 고민을 정부가 좀 더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정부가 내일부터 시작되는 장관급 회담을 예정대로 갖기로 했지 않습니까.
'북한의 행태 등을 볼 때, 장관급 회담을 연기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의견도 많았는데, 이번 회담에서 성과가 있을 수 있을까요?
<기자>
물론, 지금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이번 장관급 회담에서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주로 미사일 문제에 대한 설전이 오가는 선에서 이번 회담이 끝나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이번 회담 자체를 연기하자는 주장은 조금 현명하지 못한 생각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북한이 못마땅한 행동을 한다고 해서 북한과 대화의 문을 닫아버리면 우리가 북한 문제에 대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지난 93년과 94년에 있었던 1차 북핵 위기가 바로 그런 경우였습니다.
당시, 우리 정부가 핵무기를 가진 자와는 악수할 수 없다면서 북한과의 관계를 단절시키면서 대화의 구도가 북한과 미국의 구도로 굳어져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국내에서 가장 많이 나왔던 말 중의 하나가 한국의 주도적 역할이라는 것인데요.
하지만 대화의 장에서 한국이 빠져 있는데, 어떻게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자칫 잘못하면 그 때처럼 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가 북한과 대화의 장을 닫아버리면, 기본구도는 북미 구도가 되어버리는 것이죠.
그러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미국을 뒤쫓아다니는 것 밖에 없습니다.
우리하고 북한하고 창구가 없으면, 북핵이나 미사일 문제에서 우리가 설 수 있는 영역이 없어져 따라서, 북한의 행동이 기분 나쁘더라도 대화의 창구까지 닫아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일단 대화의 장을 마련해서 북한에 경고를 하든 지원을 끊겠다고 하든 북한과의 대화를 우리가 먼저 걸어잠궈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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