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밤 토고전 승리로 서울 시내 곳곳에서 축제의 장이 연출됐지만 광화문과 서울광장 등은 쓰레기장을 방불케했고 강남에서는 기물파손 사례가 잇따라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쉽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프랑스전과 스위스전에서 만큼은 성숙한 시민 의식을 발휘해 축구 경기에서 승리할 뿐만 아니라 응원 문화에서도 승리하는 '윈-윈' 상황이 연출되기를 시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태극 전사들이 토고팀을 2:1로 물리치자 대규모 응원전이 펼쳐진 광화문, 서울 광장, 상암월드컵경기장, 잠실야구경기장 등에서는 그야말로 '축제의 장'이 펼쳐졌지만 행사 후 곳곳에 쓰레기 더미가 쌓여 주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광화문과 서울광장에서는 붉은 악마가 시민들에게 미리 준비한 쓰레기 봉투를 나눠주며 주변의 쓰레기를 담아 갈 것을 당부했지만 정화된 구역은 일부에 그쳤다.
시민들이 자리를 떠난 후 행사장 곳곳에는 비닐봉지와 신문지, 물병, 음식물쓰레기 등이 곳곳에 그대로 방치됐고 자원봉사자와 구청직원 및 환경미화원들이 아침 늦게까지 구슬땀을 흘려야 했다.
남대문으로 향하는 서울광장 주변은 밤 늦게 버스운행이 재개됐지만 도로를 점거한 쓰레기 더미로 인해 버스들이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곡예 운행'을 해 승객들이 불안감에 떨기도 했다.
흥분한 거리응원단이 무차별 폭죽을 쏘아올려 불꽃때문에 상가건물에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3일 밤 11시58분께 서울 종로구 관철동 종각 뒤편에서는 거리응원단이 터뜨린 폭죽의 불꽃이 리모델링 중인 4층 상가건물의 방진막에 옮겨 붙어 건물 외벽 일부를 태운 뒤 7분만에 꺼졌다.
불이 건물 내부로 옮겨붙지 않아 다행히 큰 화재로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종로소방서에서 1분 이내 거리임에도 응원단 때문에 2~3분 가량 현장 도착이 늦어졌다.
승리의 기쁨에 들뜬 축구팬 중에는 차도에 뛰어들어 차량 운행을 막거나 차량에 위험하게 매달려 자칫 안전사고에 우려를 낳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남았다.
시민들이 길거리 단체응원을 통해 승리의 기쁨을 함께 누리는 것까지는 좋지만 수백명이 차도로 내려와 차량 흐름을 막고 곳곳에서 폭죽을 쏘아올리자 운전자들이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다.
상반신을 차창 밖으로 빼고 태극기를 흔들거나 '선루프' 위로 상반신을 내밀고 폭죽을 쏴대 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 자주 연출됐다.
강남역 버스정류장에서는 거리응원단이 유리를 파손하는 일이 벌어졌고 청담동과 삼성동에서도 젊은이들이 인근에 주차된 차량을 부수는 일이 목격되기도 했다.
대규모 길거리 행사가 있을 때마다 나타나는 소매치기나 여성 성추행범들이 기승을 부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가 시청앞 광장에 응원 나온 시민을 상대로 소매치기를 한 혐의(절도 등)로 서 모(62)씨 등 2명을 구속했다.
광화문에서 시민들이 모두 떠난 후 쓰레기 청소를 맡은 종로구청 관계자는 14일 "경기에서 이긴 것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쁘지만 시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직원들이 새벽 늦게까지 치우고 가야 한다"며 "다음에는 성숙한 시민 의식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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