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흉기를 휘두른 지충호(50)씨는 주점 명의사장으로 500만원을 챙기긴 했지만 금새 탕진해 생활형편이 급격히 곤궁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씨는 청송감호소 출소 직후인 지난해 8월29일 인천의 갱생보호공단 생활관에 입소, 숙식을 해결하고 지인들을 찾아다니며 용돈을 받아썼다.
지난해 10~12월 교정시설 출소자 생계비도 매달 31만원씩 받았고, 같은해 12월 29일부터 6일간은 인천의 유리 가공 공장에서 일당 4만원을 받으며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기도 했다.
2월 초순에는 수원의 한 주점에 명의를 빌려주고 500만원이라는 목돈도 챙겼다.
그러나 그 돈도 월 평균 100만원에 달하는 카드사용액을 결제하고 새로 사귄 여자와 만나 쓰고 나니 어느새 돈이 궁해졌다는 것이 지씨 친구들의 전언이다.
친구 김 모씨는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여자를 출소 후 만나 사귀다가 3월 중순 여자가 서울로 이사하면서 헤어졌다는 말을 지씨에게 들었다"고 말했다.
갱생보호공단 입소기간도 6개월이 경과돼 2월28일 종료됨에 따라 3월부터는 혼자 살고있던 친구 정 모씨 집에 얹혀 살기 시작했다.
3월에는 정수기 회사에 취직하려고 했으나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관리직이 아니라 판매직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5일만에 그만두는 등 '백수' 생활은 계속됐다.
갱생보호공단 관계자는 "생활관에 있을 때에도 희망직종으로 주로 관리직만을 고수해 취업 활동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의 지인들에 따르면 그는 4월에는 인천의 K은행 지점을 찾아가 영세민 전세자금 대출을 신청했으나 지씨 주소지로 돼 있던 친구 최 모씨 집이 무허가건축물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그는 또 평소 안면이 있던 새마을금고 이사장을 세차례나 만나며 생활자금 300만원 가량이라도 대출을 받으려 애썼으나 직업이 없다는 이유로 대출받지 못했다.
지인들을 만나며 손을 벌리는 것도 출소 후 몇달은 그런대로 성과가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지인들의 반응도 싸늘해졌다.
최씨는 "처음에는 사정이 딱해 10여 만원을 줬는데 이후에도 계속해서 어려운 사정을 토로하며 도움을 요청해서 여러차례에 걸쳐 모두 100만원 정도 준 것 같다"며 "나중에는 지씨에게 마이너스통장을 보여주며 '나도 어려운 형편인 걸 잘 알지 않느냐'고 타이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씨는 20여만원의 휴대폰 요금도 납부할 능력이 없었는지 5월14일에는 휴대폰 발신도 정지됐다.
그는 지난해 11월 휴대폰 개통 이후 매달 10만~30만원 가량의 요금이 나올 정도로 휴대폰을 즐겨 이용했었다.
그는 범행 며칠전에는 함께 살던 정씨로부터 집에서 나가달라는 얘기를 들어 오갈곳이 없는 형편에까지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지씨와 정씨, 그리고 나 셋이서 만났는데 정씨가 '내가 신부전증으로 수술을 받으면 충호도 내 집에서 나가야 하는데 여관비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나에게 간접적으로 도움을 청했다"며 "범행 2~3일 전에는 지씨가 전화통화로 '정씨가 집을 나가줬으면 좋겠다'라고 털어놓았다"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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