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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날씨와 패션의 교집합 찾기'

그때는 뭐가 그리 급했는지…대학을 채 졸업하기도 전에 방송 일을 시작해버린지 벌써 6년째입니다.

4년 동안, 아니 대학을 가기 위해 준비했던 그 이전 3년까지, 7년 동안의 노력이나 정성이 아깝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애써 외면해오며 '그건 내 적성이 아니었다'고, '나와는 맞지 않는 분야였다'고 스스로 아주 굳게 부정해 왔었죠.

예전에 연애할 때, 아주 오래 전이기는 하지만요. 집 앞까지 바래다 준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는 뒤돌아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고 섰다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또 한번 뒤돌아보고12층 집앞에 올라와서도 또 잘 가고 있나, 내려다보고 그랬던 기억이 있는데 지난 6년 동안 패션분야를 접어둔 제 모습이 바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시원하게 돌아서지도 못하고 어중간하게 한 쪽 발만 걸쳐놓은 채 패션 관련 매거진을 매달 받아 쌓아놓으며 매년 모교의 졸업패션쇼를 진행해오며 버리지도 못하는 학창시절의 과제물들을 추억이 담긴 앨범처럼 들여다보기도 하고 가끔 서점에 가면 패션관련 책들을 만지작거리다 돌아선 적도 많았었죠.

그렇게 늘 아쉬워했던 그래서 늘 부정하면서도 돌아가는 남친의 뒷모습마냥 매번 뒤돌아보기만 했었던 제 생활 속의 패션이야기들을 이제는 날씨와 엮어서 풀어보고자 합니다.

패션 감각은 끊임없이 발을 구르지 않으면 넘어질 수 밖에 없는 두발 자전거와 같아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키워가지 않으면 한순간에 무너질 수 밖에 없다던 한 교수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날씨도 그렇죠. 어제에 이어 오늘 날씨가 있고, 또 오늘에 이어서 내일 날씨가 있는지라 날씨 방송을 해온 이후로는 하루도 빠짐없이 하늘을 올려다보고 혹여 그 끈이 끊어질까 조심조심 날씨에 대한 생각을 꾸준히 이어왔던 것 같습니다.

2006년 화창한 5월에,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제 칼럼은 그렇게 하루하루 끊이지 않고 이어져가는 날씨와 패션에 대한 제 생각의 끈들을 조심스럽게 매듭으로 묶어보는 소중한 공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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