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 가지의 책들이 가지런히 정리된 대형 서점.
단정함 일색인 이곳에 최근 이색적인 책꽂이가 등장했습니다.
한 출판사가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에게 의뢰해 제작한 작품입니다.
[박미옥/대형서점 팀장 : 기존의 규격화된 서가형태를 벗어나 새로운 색상, 디자인으로 독자 눈을 끌고 신선함을 줄 것이다.]
카림 라시드는 의류와 조명, 가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창성과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산업 디자이너입니다.
이 젊은 디자이너는 지식의 나무를 상징한다는 이 책꽂이에 '미스터 노우'라는 이름을 붙였고, 출판사측은 아예 이 이름으로 세계문학전집을 출간하고 있습니다.
[임선영/출판사 팀장 : 백과사전처럼 책장 밑단의 먼지 쌓인 고전이 아니라 새롭고 젊은 세계문학이라는 것을 디자인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
21세기 대표 디자이너로 꼽히는 아릭 레비는 국내 업체와 손잡고 식기를 내놓았습니다.
도공의 손길이 남아있는 것 같은 울퉁불퉁한 겉면이 특징입니다.
장식이라고는 짧은 주황색 선이나 자신의 이니셜 '에이'를 그려넣은 것이 전부입니다.
오는 8월부터 시판될 예정이지만, 시제품을 보고 해외 업체가 구매 의사를 밝힐 정도로 해외 시장에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김태성/도자기업체 부사장 : (중국 등) 저가상품 유입으로 국내제품이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데, 이를 타개할 방법이라고 본다.]
이미 국내 패션 디자이너들과 함께 식기를 제작한 바 있는 이 업체는 해외 디자이너와의 작업이 경쟁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김태성/도자기업체 부사장 : (유명 디자이너와) 의견 교환을 하며 내부 인력의 기량을 향상시키고 장기적으론 회사 내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라고 볼 수 있다.]
첨단기술이 생명인 가전업계도 재스퍼 모리슨 같은 산업 디자이너와 함께 제품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완성된 제품의 겉모양만 꾸미는게 아니라, 소비자의 감성에 맞춘 기술까지 창조해내는 주체로서, 디자이너를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강승훈/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 디자인 뿐 아니라 마케팅·기술· 생산까지 제품 개발 과정 전체를 디자이너가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다면 더 좋은 디자인이 나올 것이다.]
제품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전문 디자이너에 손을 뻗치는 우리 기업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유명 디자이너 영입으로 단기적인 관심을 끄는데 만족할 게 아니라, 산업 디자인을 제품을 생산하는 기초 작업으로 활용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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