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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주택국장 자살에 서울시 '당혹'

현대자동차의 양재동 사옥 증축 인허가 로비 의혹과 관련, 검찰 수사를 받아오던 박석안 전 서울시 주택국장이 15일 투신 자살하자 서울시 공무원들은 크게 당혹해하며 수사의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인허가 결재 라인에 있었던 실무자들은 한결같이 '인허가 과정은 투명했다'고 주장했다.
현대차 양재동 부지는 당초 유통시설지구에 있어 유통 관련 시설 외에는 증축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2004년 5월 서초구의 건의를 받은 서울시가 현대차 R&D센터가 들어설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해줄 것을 건설교통부에 요청, 그해 말 유통시설지구에도 '유통업무 관련 연구시설'이 들어설 수 있게 규칙이 개정됐다.

당시 건교부에 규칙 개정을 건의했던 주무과장은 "건교부에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 있어 양재동 부지 건은 물론 다른 여러 건의사항을 같이 올렸다. 건의과정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4월에는 서울시가 도시계획세부시설 조성계획 변경 결정, 교통 영향평가, 건축위원회 심의, 환경 영향평가 등을 내줬고 4월 29일에는 최종절차인 건축허가가 났다.

불과 몇 달 새에 관련 행정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이다.

시 관계자는 "당시 모든 인허가 과정이 개정된 법 규정에 따라 이뤄져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명박 서울시장도 공식석상에서 수차례 "건교부가 규칙을 바꿔 연구시설을 짓도록 해준 것은 잘한 일"이라는 소신을 밝혔었다.

자살한 박 국장은 1974년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이듬해 기술직 7급으로 서울시에 몸담았으며 강남구 도시관리국장, 서울시 건축과장, 주택국장을 거쳐 지난해 말 정년 퇴직했다.

강남구 도시관리국장 재직시 삼성동 아이파크 건립을 추진했고, 시 주택국장으로 있을때는 신도시 개발보다는 도심 낙후지 재개발에 주력해야 한다는 뉴타운 지지론자였다.

시 주택국장으로는 처음으로 정년 퇴직한 박 전 국장은 퇴임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주택 분야 공직은 특히 높은 도덕적 기준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박 전 국장과 관련된 주요 혐의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 증축 인 허가 과정의 로비의혹이다.

현대차 R&D센터 인허가 절차가 진행되던 지난해 1~4월은 박 전 국장이 주택국장으로 있던 때로, 주택국장은 도시계획위원회 위원 겸 건축위원회 위원장으로 이런 절차에 깊숙이 개입돼 있었다.

그러나 박 전 국장은 14일 지인들과 만나 술을 마시며 "잘못이 없는데 의혹을 받아서 괴롭다. 수십 년간 공무원으로 쌓아온 명예가 땅에 떨어졌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 역시 "박 전 국장은 성실하고 능력이 있어 모두에게 존경받았다"며 "지난해 현대차 후원으로 관련위원회 위원 등이 인도에 다녀왔다는 소문이 있으나 박 전 국장은 다녀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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