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의 수도권 단체장 후보군을 정조준해 '융단폭격'식 공세를 전개하고, 한나라당은 '중앙정부 때리기'로 대응에 나서면서 선거전이 상호비방과 네거티브 공방으로 과열될 조짐이다.
대선이나 총선과는 달리 뚜렷한 대립전선이 그려지지 않는 탓에 중앙당까지 전면에 등장해 상대당 핵심후보들의 언행과 전력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가 하면, 현 정권의 실정을 확대재생산하며 선거쟁점화하는데 혈안이 된 형국이다.
특히 다급해진 우리당은 비난여론을 무릅쓰면서까지 중앙당과 후보진영이 합심해 한나라당 수도권 단체장 후보들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중이고, 상대적으로 여유를 보여온 한나라당도 "이대로 당할 수는 없다"며 강경 대응기조로 선회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홍보책자 논란 = 양당간 상호비난전은 우리당이 11일 한나라당의 선거 홍보책자를 입수, 공개하면서 극점으로 치닫고 있다.
우리당은 '필승 가이드북'으로 명명된 이 책자를 "흑색선전의 교범"이라며 몰아붙였고, 한나라당은 "흑색선전과 전혀 무관한 정당한 홍보논리"라고 맞받아치면서 양당의 신경전이 심화되고 있다.
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오전 브리핑에서 "문제의 책자는 25페이지(175~200쪽) 분량에 걸쳐 우리당과 노무현 정권에 대한 공격의 논리가 저주의 언어와 비속어들로 가득 채워져있는 흑색선전의 교과서"라고 비판했다.
우 대변인은 일례로 '건달정권', '칼만 안든 세금강도 정권', '벼룩의 간을 빼먹고 피를 빠는 피바다 정치' 등을 거론했다.
우리당은 특히 책자에 사실과 다른 허위사실이 상당수 적시돼있어 선거법 위반 소지가 크다고 보고 중앙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하기로 하는 등 법적대응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우리당은 ▲윤상림·황우석.X파일 사건을 권력형 비리라고 지칭한 점 ▲우리당이 앞장서서 소주값과 월세방 중개료 인상을 추진했다는 점 ▲"이 정권 사람들의 태반이 제대로 된 직장을 가져본 일이 없다"는 등의 표현 ▲국가채무 규모의 의도적 과장·왜곡 등을 지적했다.
이 책자는 한나라당 후보들과 핵심당원을 중심으로 최소한 50만부 이상 제작·배포됐을 것이라는게 우리당의 주장이다.
이에 한나라당은 발끈하고 나섰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우리당이 집권당으로서 야당에 대해 하고 있는 표현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매일 내놓는 논평의 문구들을 스스로 되돌아보라"고 지적하고 "책자에 나와있는 내용은 흑색선전과는 전혀 무관한 한나라당의 홍보논리이므로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후보 때리기 vs 정부 흠집내기 = 우리당은 중앙당 뿐만 아니라 수도권 후보진영까지 나서 상대후보 때리기에 총력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진대제 경기지사 후보측이 10일 김문수 한나라당 경기지사 후보의 병역면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 단적인 예다.
최기선 인천시장 후보측은 안상수 인천시장이 최연희 의원의 동아일보 여기자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최 의원의 성추행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적극 문제삼을 태세다.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측은 연일 오세훈 후보의 소신과 입장이 번복된 경위를 집중 추궁하는 한편 오 후보가 강 후보의 '양자 TV토론' 제안을 거부한 것을 놓고 "본질을 호도하는 치졸한 태도"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가급적 대응을 자제해온 한나라당도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그간 여당의 네거티브 선거전략에 말려들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가급적 대응을 자제하겠다는 스탠스를 유지해왔지만 자칫 여론의 흐름에 부정적 영향이 끼칠 소지가 있다고 보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김태환 사무부총장은 오전 선거대책회의에서 "여당이 수도권에서는 흑색선전, 호남지역에서는 사전 선거운동, 영남지역은 후보자 겁주기 또는 공포유발식의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고 있다"며 "앞으로 정책선거 방향은 계속 추진하겠지만, 야당후보 편파수사를 비롯한 현지 사례를 철저히 수집해 거기에 따른 강력한 대응방침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당장 상대 후보를 직접 겨냥하기 보다는 한나라당이 지방선거의 모토로 내세운 '정권심판론'의 기조에 맞춰 중앙정부를 향한 공격에 주력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은 그러면서 상대 후보를 직접 겨냥하기 보다는 한나라당이 지방선거의 모토로 내세운 '정권심판론'의 기조에 맞춰 중앙정부를 향한 공격에 주력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서울대 총학생회의 한총련 탈퇴사태를 거론, "이 정부는 한총련 중심의 방북단을 허용했는데, 이는 좌파정부의 노골적인 한총련 지원이고 후견인 노릇을 자청한 것"이라며 "정부는 불법적인 한총련의 후견인 노릇을 그만하라"고 맹비난했다.
이 부대변인은 또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올해 국가경쟁력 순위 조사에서 한국이 작년에 비해 9계단 하락한 것과 관련, "전적으로 노무현 정부의 무능이 초래한 국가 재앙이고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또 지방선거후 여당의 흑색선거 운동 방식을 담은 백서를 발표하겠다고 대여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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