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투표 용지를 6장 받아요. 투표하러 올 때는 신분증명서를 꼭 가져와야 합니다."
김태연 광주시 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과장이 말문을 열자 중증장애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귀를 종긋 세웠다.
6장이나 되는 투표용지가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들은 선거 도우미들과 함께 당당히 자신의 참정권을 행사하는데 몰두했다.
9일 광주 북구 문흥동 우리들교회에서는 중증장애인들을 대상으로 5.31지방선거 투표시연회가 전국 처음으로 열렸다.
우리이웃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주최하고 아름다운재단이 후원하는 \'투표장 가는 길\'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된 자리였다.
이날 장애인들은 선관위로부터 선거참여방법, 투표의 중요성, 투표 절차에 대해 설명을 듣고 직접 투표를 해봤다.
선거인 명부대조를 담당하는 정연옥(33.척수장애 1급)씨는 동료 장애인들의 인적사황을 일일이 확인하면서 "첫 투표인 만큼 너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장애우들은 투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투표를 한다고 해도 부재자 투표를 통해 권리를 행사했지 현장에 나가서 참정권을 행사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때문에 후보자들을 알 수 있는 방법도 상당부분 제한돼 있었다.
마동훈(37)씨는 "지난 대선 때 열린우리당의 노무현 후보와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 밖에 몰랐습니다. 밖에 나가기가 쉽지 않는 만큼 다양한 정보로 부터 차단됐죠. 물론 부재자 투표라 관심이 부족한 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다릅니다. 후보들이 누군지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김병국(49)씨는 "이동권이 문제에요. 90년대 중반 이후 계속 투표를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투표장소가 2층에 위치한 적도 있고 심한 경우에는 지하에도 있었습니다. 투표하러 갈 때마다 느끼지만 여전히 휠체어를 타고 움직이기 힘들어요. 투표장에 장애인들이 움직이기 위한 충분한 공간이 마련됐으면 합니다."고 말했다.
"흥미롭다. 즐겁다"에서 "무덤덤하다"는 반응까지.
이날 이들은 다채로운 감정을 경험하며 \'소중한 한표\' 행사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주숙자 우리이웃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장애인 선거참여 운동은 우리의 주권을 찾자는 것"이라며 "오늘 시연회를 마친 후 15일부터 22일까지 투표소 환경실태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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