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열린우리당, '집토끼 끌어안기' 비상

전통지지층 재결집 카드 고심

열린우리당이 '집토끼'(고정지지층) 단속에 비상이 걸렸다.

현실적으로 '버거운 승부'인 지방선거를 앞두고 상대당의 지지층을 빼앗아와도 시원찮을 판국에 우리당을 떠받쳐온 핵심지지층의 이탈 현상이 확연해지고 있는 탓이다.

문화일보와 YTN이 지난주 서울·경기·부산·대전·전북지역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17대 총선당시 여당을 찍은 사람들의 55%가 지지를 철회하고 다른 정당으로 옮겨가거나 무당층으로 돌아선 것이 단적인 예다.

비슷한 시기 발표된 조선일보와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는 상황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선때 우리당 후보에게 표를 던진 서울시 유권자중 강금실 후보를 지지하는 경우가 고작 38.9%에 그친 것.

더욱 큰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일시적'이 아니라 '고착화'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들이 잦아지고 있는 점이다.

특정 이슈에 좌우된 '조건반사적' 대응이 아니라 "여당이 무조건 싫다"는 구조적·정서적 반감이 핵심 지지층으로까지 번져가고 있다는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거의 일치된 분석이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장은 "우리당의 양대 핵심 지지기반인 지역세력 기반(호남+충청권)과 중도세력 기반(수도권의 40대 중산층)이 이탈하면서 보수와 진보 정치세력 쪽으로 흡수되고 있는 흐름"이라며 "여권의 본원적 경쟁력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최근 한나라당 쪽에서 공천비리와 성추행 사건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지만 우리당은 전혀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한 채 지지율이 정체 또는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악재가 한나라당의 발목만 잡고 있지 여당의 지지율로는 전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여권에 대한 비토층이 예상외로 넓고 깊게 형성돼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물론 우리당은 이 같은 외부의 시각에 "지나친 비관론"이라는 애써 폄하하고 있다.

지지층 이탈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충분히 '분위기 반전'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고정지지층의 일부가 일시적 실망감으로 이탈하기는 했지만 이들이 한나라당 지지로 돌아선게 아니라 무당층으로 남아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일정한 모멘텀만 제공하면 곧바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것.

우상호 대변인은 "집토끼가 나가기는 했지만 산으로 간게 아니라 집주변에서 머물고 있다"며 "지금은 울타리도 고치고 집청소도 끝냈고 먹을 것도 비축해놨기 때문에 일정한 명분만 축적되면 곧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당이 꼽는 희망의 근거는 작년 대연정 파문 이후 급격히 이반됐던 호남민심의 변화조짐이다.

우리당은 지난주 지역언론 여론조사와 자체 여론조사 결과 광주지역의 여당 지지율이 2∼5% 민주당을 앞서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당 관계자는 "광주에서 우리당이 민주당 지지율을 넘어선 것은 17대 총선이후 2년만에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당은 지난주말을 고비로 지지층 재결집을 겨냥한 듯한 행보를 가시화하고 나선 분위기다.

우리당이 금주부터 '네거티브 캠페인'이라는 비난을 무릅쓰면서까지 한나라당 광역단체장 후보들에 대한 '릴레이 검증'을 시도하면서 한나라당과 확실한 '각세우기'를 시도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선숙 전 환경부 차관이 강금실 후보의 공동 선대본부장을 맡은 것도 전통적 지지기반을 이루는 호남출신 유권자들을 겨냥한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지방선거 이전까지 판세의 흐름을 뒤바꿀 수 있을 정도의 확실한 반전카드가 나올 수 있을 지는 우리당 내에서 조차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우리당의 한 핵심당직자는 "이대로 앉아서 당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과연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대야할 지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동안 물건너갔던 고 건 전 총리 영입 주장이 우리당 일각에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우리당이 처한 곤궁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