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비리는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데 별다른 대책은 없고..."
한나라당 지도부가 잇따른 공천비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여기저기서 공천비리가 터져 나오고 있으나 이렇다 할 '처방전'이 없어 속만 끓이고 있는 것.
당 지도부는 가급적 사건이 안터지기만을 바라는 기색이 역력하다.
발생 사건에 대해서는 엄정처리 의지를 보여주는 것 이외에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당이 이처럼 공천비리에 무기력한 것은 중앙당이 모든 공천권을 쥐고 있던 과거와 달리 이번 지방선거부터는 16개 시·도당 공천심사위가 기초단체장 및 기초·광역 의원에 대한 공천권을 행사하게 됐기 때문.
공천 관여 인력이 10배 이상 늘어나면서 비리발생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지만 중앙당으로서는 시·도당 공천심사 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도부는 '공천비리 엄벌'이라는 똑같은 말만 되풀이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박근혜 대표와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번 고조흥 의원의 사건에 대해 '원칙대응'만 주문했을뿐 별다른 추가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이방호 정책위의장은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솔직히 (경고성 발언 이외에) 다른 예방책이 없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공천비리에 대한 여당의 공세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것도 고민이다.
당장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천비리는 개인의 책임이 아니며 정당의 지도부가 책임져야 할 사안"이라며 박 대표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계진 대변인은 "공천비리 근절을 위해 자발적으로 검찰수사를 의뢰한 박 대표에게 수사결과도 지켜보지 않고 사과부터 요구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정 의장이 선거를 앞두고 매우 초조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공천비리 의혹 일괄공개, '정풍 운동' 전개 등의 주문이 나오고 있다.
공천심사 과정의 공정성을 문제삼아 경기도공천심사위원직을 최근 사퇴한 임태희 의원은 "사건이 찔끔찔끔 터지면서 상처가 나고 있는데 당이 언제까지 어정쩡하게 대처할 거냐"면서 지금이라도 구체적 정황이 있거나 실명 제보된 내용들을 일괄공개한 뒤 깔끔하게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장파 모임 수요모임의 대표인 박형준 의원은 "당이 '악폐를 추방해야 한다'는 결연한 각오를 보이고 이것이 실질적인 정풍으로 이어져야 한다"면서 "내주 초 모임 회동을 갖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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