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18일 일부 원외인사의 공천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것으로 사실상 공천감찰 활동 종료를 선언했다.
한나라당 허태열 사무총장은 이날 공천비리 추가 발표 기자회견에서 전날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한 서울 도봉을 당원협의회 P씨만을 문제 인물로 지목했다.
서울지역 당원협의회 Y씨에 대해서는 정황은 있지만 본인이 강력히 부인해 현 단계에서 문제삼기는 힘든 만큼 조사를 끝냈다고 설명했다.
며칠전 "공천비리 5∼6건을 추가조사하고 있다"는 그의 발언을 놓고 당내에서 영남과 수도권의 현역 의원 10여명의 이름이 '블랙리스트'에 오르내리는 등 엄청난 파문을 낳았던 데 비해서는 '용두사미'가 아닐 수 없다.
허 총장은 "현역의원 이름이 거론되는데 왜 오늘 발표에는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나머지 조사대상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냈으며 이름이 나돌았던 현역의원들도 '설'만 있을 뿐 물증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여당이 공천헌금을 사실상 제도화해 공개적으로 공천장사를 하는 데 반해 우리는 (중진의원들의 공천비리 의혹을 공개함으로써) 공천헌금 관행의 철퇴를 내리는 혁명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허 총장의 이날 발표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공천비리 파문에 대한 '꼬리 자르기' 성격이 짙다는 시각이 많다.
당 지도부가 김덕룡, 박성범 의원의 공천비리 의혹을 공개할 때만 해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비판 못지 않게 '용기있는 결단', '엄정한 자정노력'이란 평가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공천비리 의혹이 꼬리를 물고 이어질 경우에는 당내 혼란이 초래되는 것은 물론 지방선거의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지도부가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지도부 인사 중 일부가 현역의원의 공천비리 의혹을 다루는 데 대해 "우리 지역만은 건드리지 말라"며 반발한 것도 감찰 중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후문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엄중히 조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클린공천감찰단의 활동이 일단락된 상황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 K, 영남 K, K, L 의원 등 현역의원 10여명의 공천비리 연루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어 수사당국에 의해 먼저 비리사실이 터져나올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도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소장파 의원은 "상대당이나 수사기관이 먼저 문제삼기 전에 당이 먼저 나서 변화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야 한다"며 "감찰단 활동도 중단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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