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뿌리부터 썩은' 쇼트트랙 파벌 싸움

빙상연맹, 뒤늦게 '대표팀 단일감독체제 운영' 방침 밝혀

<8뉴스>

<앵커>

세계 최강 한국 쇼트트랙, 하지만 그 속은 말도 안 되는 파벌 싸움으로 썩어 있었습니다. 시달리다 못한 선수가 차라리 다 관두고 싶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정규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일 세계선수권 남자 3천m.

안현수는 한 바퀴를 남기고 오세종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안현수의 부친은 이를 문제삼아 연맹 임원에게 손찌검을 하고 대표팀 환영식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었습니다.

[안기원/안현수 아버지 : 외국선수들과 경쟁 생각해야 하는데 한국선수들이 더 방해를 하니, 현수 1등 안 시키려고...]

해당 코치는 "오히려 안현수가 동료선수를 방해해 실격당했다"고 반박합니다.

[송재근/쇼트트랙 대표팀 코치 : 현수가 스포츠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서, 1등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안현수는 파문이 확산되자 홈페이지를 통해 쇼트트랙을 그만두고 싶다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폭행시비로 번진 쇼트트랙의 파벌 싸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대표팀 코치는 한체대파와 비한체대파간의 다툼으로 1년 사이에 다섯 번이나 바뀌었습니다.

훈련도 파벌끼리 따로 했습니다.

심지어 다른 파벌의 선수를 넘어뜨리라고 코치가 직접 지시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쇼트트랙 여자대표: (코치가) 중국애들에게 져도 상관없다. 자존심 싸움이다. (진00)을 쳐박고 넘어져도 좋다. 실격 당해도 좋다.]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도 파벌이 다르면 메달을 따도 서로 외면했습니다.

빙판 위에서 큰절을 할 때도 끼리끼리 뭉쳤습니다.

[이준호/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 : 이 쪽 파벌에서 많이 들어가느냐, 저 쪽 파벌에서 많이 들어가느냐. 이렇게 되면 쇼트트랙은 없앨 수는 없습니다. 대표팀 자체를 없애야겠죠.]

선수와 학부모는 지도자에 따라 줄을 서고, 빙상연맹은 눈앞의 성적에 급급해 이들에게 휘둘렸습니다.

대한체육회와 태릉선수촌은 이런 사태를 보고 받고도 강 건너 불 보듯 했습니다.

빙상연맹은 뒤늦게 대표팀을 단일 감독체제로 운영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정도로 곪을 대로 곪은 파벌갈등이 근절될 지는 미지수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