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빌딩에서 폭발이 있었다고?" "연기가들어온다" "그 자리에서 꼼짝 말고 기다려라"
지난 2001년 9.11 테러 당시 뉴욕 세계무역센터 건물에 있다 희생된 사람들이 '9.11 긴급전화' 교환원 등과 다급하게 나눴던 대화 내용이 부분적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뉴욕시는 31일(현지시간) 당시 이뤄진 911 긴급전화 통화 130건 가운데 전화를 건 희생자들의 목소리는 지운채 교환원과 정부 관리들의 답변을 공개했다.
희생자들의 목소리를 삭제하고 공개한 것은 희생자들의 사생활을 보호해야 한다는 뉴욕시의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였기 때문.
긴급전화를 한 것으로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 28명의 일부 유족과 뉴욕타임스측이 지난 29일 희생자의 목소리를 삭제하지 말고 공개하라며 뉴욕주 법원에 낸 소송에서 승소했지만 뉴욕시측이 곧바로 항소를 해 희생자 목소리 삭제를 허용한 법원 판결이 아직은 유효한 상태다.
뉴욕타임스는 희생자와 교환원간 대화가 완전히 공개되면 9.11 테러로 숨진 2천 749명이 어떤 상황에 처했었는 지에 대한 단서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희생자 유가족을 대신해 소송을 진행중인 노먼 시걸 변호사도 911 긴급전화 교환원이 당시 희생자들과 통화하면서 이들의 대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파악해낼 수 있길 희망하고 있다.
소송을 낸 희생자 유족들도 희생자와 교환원의 목소리를 모두 들어봐야 상황에 대한 진실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 관련, 뉴욕시가 이날 공개한 대화 내용 가운데는 교환원들이 상황 판단도 제대로 하지 못한채 희생자들에게 무조건 '기다리라'고만 말하는 부분이 적지 않아 유족들의 불만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교환원은 긴급전화를 건 희생자에게 "그렇게 할 수 없다. 누군가 거기에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뉴욕시 당국은 긴급전화 통화를 한 희생자의 유족이 요구할 경우 통화내용이 녹음된 테이프를 줘야한다는 법원의 명령에 따라 테이프 공개를 요구해온 희생자 크리스토퍼 핸리(당시 35세)의 부모에게 지난 27일 관련 테이프를 건네줬다.
뉴욕타임스가 입수한 이 테이프에 따르면 핸리는 사건 당일 피랍 항공기가 세계 무역센터 건물에 처음 부딪힌 직후인 오전 8시50분30초께 911에 전화를 걸어 "세계 무역센터 106층에 있는데 방금 105층쯤엔가 폭발이 있었다.
연기가 나는데 상황이 몹시 않좋다"고 하자 교환원은 "다른 곳으로 움직이지 말고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으라"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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