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이나 기존약의 처방 확대 등을 위한 임상시험에서 부작용이 잇따라 나와 의료진과 보건당국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세계 60여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치매약 '아리셉트(Ar icept)'의 임상시험 도중 11명이 사망했다고 이 약을 만드는 일본 에자이사측이 밝혔다.
에자이사측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내 성명을 통해 '혈관성 치매' 환자 648명을 대상으로 9개국에서 실시한 아리셉트 임상시험 도중 11명이 숨져, 1.7%의 사망률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임상시험 환자들은 24주간 날마다 한차례씩 이 약을 복용했다.
반면, 같은 기간 위약을 복용한 326명의 환자들 중에는 사망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에자이사측은 이미 두 차례에 걸쳐 혈관성 치매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 시험에서도 비슷한 사망률이 나온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앞선 실험에서는 가짜약을 먹은 환자그룹의 사망률 역시 약 2%에 달했던 반면, 이번 실험에서는 가짜약 그룹에서는 사망자가 전혀 없다는 점이 크게 다르다.
에자이사는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혈관성 치매 환자들에 대한 아리셉트 복용 허가를 받아내기 위해 앞선 두 차례의 임상에 이어 3상 임상시험을 실시했으나 결과가 이처럼 다르게 나옴에 따라 FDA측과 추가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FDA는 아리셉트를 초기 및 중기 '알츠하미어성 치매' 치료약으로는 이미 허가했으나 '혈관성 치매' 약으로는 아직 허가하지 않았다.
반면, 한국과 인도, 뉴질랜드, 필리핀, 루마니아, 태국 6개국은 아리셉트를 혈관성 치매약으로 허가했다.
에자이사측은 그러나 이번 시험으로 아리셉트의 위험성이 특별히 높아진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으며 샘 갠디 알츠하이머협회 의과학자문회장을 비롯한 전문가들도 이번 실험 결과로 이 약의 위험성이 과대평가 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갠디 회장은 이번 실험결과는 "매우 놀랍고 당연히 걱정스런 것이지만 그것이 이 약의 10년에 걸친 시장에서의 안전 기록을 무효화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실험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판정을 받은 적이 없는 혈관성 치매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이들은 대부분 뇌졸중이나 심장병력이 있어 아리셉트와 심혈관계 치료약을 동시에 복용했다.
아리셉트는 일본 에자이사가 개발, 화이자사를 통해 세계 각국에 판매하고 있으며 1996년 FDA로부터 알츠하이머성 치매약으로 허가받았고 한국에서도 1999년부터 시판되고 있다.
이에 앞서 영국 런던의 한 병원에서 만성 염증과 백혈병 치료 신약인 'TGN 1412'의 임상시험에 참여한 뉴질랜드인 6명이 중태에 빠졌다.
임상 참가자들은 15일간에 걸친 시험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무척 건강했으나 현재 모두 장기손상으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중 2명은 위독한 상태다.
특히 위독한 환자중 1명은 목과 머리가 정상 때보다 3배가량 퉁퉁 부어올라 그의 상태를 본 친구가 '코끼리 인간'처럼 변했다고 전한 것으로 CNN 방송은 보도했다.
이들은 미국 보스턴에 있는 파렉셀 사가 주관한 만성염증 및 백혈병 치료약 임상시험 대상자로 선정돼 1인당 2천 유로씩 받고 시험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시험에 쓰인 약은 독일 테게네로사가 개발한 'TGN 1412'이며 동물시험에선 문제가 없었다고 파렉셀 사는 밝혔다.
영국 약품감시기관인 건강제품통제국(MHRA)은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한편 미페프렉스 또는 미페프리스톤으로 알려진 낙태약 RU-486을 투여한 미국 여성 2명이 또다시 숨졌다고 FDA 관계자가 밝혔다.
FDA 관리는 그러나 현재로선 이들의 사망이 RU-486 복용과 관련이 있는지 알지 못하며 이번 사건과 관련된 모든 정황을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약을 투여한 4명이 숨진 바 있으며 이들의 사망은 낙태약을 먹은 뒤 세균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새로운 희생자들에서도 세균 감염이 있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미페프렉스는 49일 이전의 임신을 중단시키는 목적으로 승인됐으며 임신을 완전 중단시키려면 미페프렉스를 투여한 지 이틀 뒤 또다른 약인 미소프로스톨을 투여해야한다.
미페프렉스의 라벨에는 중증 또는 치명적 감염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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