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4년째 의사 생활을 하고 있는 한정철 씨.
지난 82년 서울 오류동에 150개 병상 규모의 병원을 세웠지만 지난 2003년 경영난으로 결국 병원 문을 닫았습니다.
한 때 1천8백 평짜리 병원을 소유했던 한씨.
이제는 상가건물에 30평을 월세로 얻어 병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정철/산부인과 전문의 : 환자는 줄었죠. 수입은 줄었죠. 그런데 의사들 월급이 배가 되니까 그때부터 갑자기 나빠지기 시작했어요.]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종합병원을 제외한 중·소형 병원의 부도율은 줄곧 10% 안팎에 달하고 있습니다.
병원 10곳 가운데 1곳이 매년 문을 닫는 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에 치과나 한의원 등 의원급 병원의 부도는 이보다 더 심각한 상황입니다.
[장세경/중앙대학교 병원장 : 병원의 3분의 1은 잘 되고, 3분의 1은 생활을 유지하는 정도고, 나머지 3분의 1은 굉장히 어려워서 의사들이 여러 병원을 전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의사가 되고, 병원만 차리면 모든 게 해결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는 말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들어가기만 하면 안정적인 직업과 사회적인 명성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던 의과대학.
이 의과대학에 다니는 학생들 사이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예년에 비해 훨씬 높아졌습니다.
[김주흥/의대 본과 3학년생 : 옛날 같은 경우에는 예를 들어서 어떤 건물에 세를 들어서 병원을 차린다고 하면, 3년 있으면 건물을 사고, 좀 더 있으면 건물이 있는 땅을 산다고 했는데 요즘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하죠.]
[김유정/의대 본과 3학년생 : 의사 사회가 몰리고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나는 20~30년 후에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 두려운 마음도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는 경영에도 관심을 갖는 의대생들도 늘고 있습니다.
[ 김학영/의대 본과 3학년생 : 지금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도산한 병원도 많고 하니까 병원 경영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의료산업 개방화를 앞두고 국내 병원끼리는 물론 해외 유명 병원까지 경쟁이 붙으면 현재 병원 도산 추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우리 의료 산업계에 큰 지각 변동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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