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인사들을 만나보면 기사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강한 톤으로 그리고 깊게 문제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당정 갈등의 현안은 재경부의 세제개편안이지만
재경부에만 불만이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청와대와 정부가 반드시 해달라고 요구했던
지방자치경찰법,국방개혁법 등에 대해서도
열린우리당은 '당정협의가 없었다'며
2월 국회에서 처리 안 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정치권의 세력다툼이라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만
정부여당이 선택한 정책이 결국은 우리 삶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보면
그럴 수만도 없습니다.
여당은 정부에 뭐가 불만일까?
최용규 열린우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도 단체장을 해 봤지만 공무원들의 인식이
의원이나 단체장을 '4년 있으면 떠날 사람',
장관은 '1년있으면 떠날 사람' 이라고 보고
자기들 생각대로 마음대로 하려고 한다
당이 선거때문에 정신이 없으니까
A 차관 같은 선수들이 소주세 인상을 다시 거론하면서
논란만 일으켰는데 이런 선수들은 이제 날려버려야된다.
앞으로 당이 모든 정책, 특히 큰 틀에 관해선
주도권과 조정을 기획단계부터 할 것이다"
이른바 정책의 당 주도론입니다.
김한길 원내대표 역시 사석에서
"144석이나 갖고 있는 원내 1당이면서 그동안
과거 여당 패러다임에 빠져 1당 다운 모습을 못 보여줬다.
과반에 육박하는 입법세력은 대단한 것이다.
정부에도 힘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말을 하더군요.
당이 이렇게 강하게 나간 배경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암묵적 동의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노 대통령은 신임 원내대표단과 만찬을 한 자리에서
"작은 차이는 있겠지만 큰 틀에서는
당의 방향에 이견이 없다. 당이 정부와의 작은 차이를
잘 조정해 달라"며
"당에 대해선 항상 마음의 부담이 있다.
내가 도와줘야하는데 오히려 짐이 되는 것 같아서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의 '군기'를 잡겠다고 벼르던
당 원내대표단으로선 천군만마를 얻었다고 해석하는 분위기입니다.
문제는 성과를 내느냐일 것입니다.
당이 주도권을 잡건, 정부가 주도권을 잡건
국민은 일관된 정책을 바탕으로 민생을 챙겨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 역시 과거 권위주의 정권처럼
당에 호락호락 숙이고 들어가진 않을 분위기 속에서
당정의 주도권 싸움이 '국민에게 도움되는 일관된 정책' 이라는 성과없이
정책을 놓고 여권 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만 보이거나
힘겨루기 속에 제때에 도입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정책을 놓고선 그런 조짐도 보이고 있습니다.
정신차려야할 것입니다. 만약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반드시 국민이 여권전체의 군기를 잡을 날이 올 것이기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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