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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칼럼]정치인과 빨래집게

<8뉴스>

요즈음 들어 말, 말, 말이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황우석 교수 사건도 사실은 처음부터 말의 문제였는지도 모릅니다.

우리 모두 너무나 현란한 말의 향연에 현혹되었었고, 지금도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너무 혼동됩니다.

대통령도 걸핏하면 말실수로 곤경에 빠지고 얼마 전 천정배 법무장관은 술자리에서 천박한 말로 남을 욕해서 구설수에 올랐었지요.

그래서 한 시민단체가 장관들에게 골고루 나눠 주라고 총리에게 구강세척제와 빨래집게를 선물했다고 합니다.

아닌게 아니라 정말 빨래집게를 사용하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언제나 남을 해코지하는 말, 계산적으로 진실을 감추는 말, 네 편 내편 가르는 말, 누구에겐가 아부하는 말, 입에 발린 말.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말만 들리곤 합니다.

19세기 미국 사상가 에머슨은 '우리는 늘상 승리를 위해서만 말을 해야 하는가? 제발, 단 한 번이라도 위로와 기쁨을 위해 말을 할 수는 없는 것인가?'라고 묻습니다

정말 정치권에서 우리가 듣는 말은 무엇에든 승리하기 위해, 남을 모함하고 폄하해서 내가 이기기 위해, 내가 더 잘났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하는 말, 그런 말들 뿐이고 진정 남을 위로하고 기쁨을 나누는 말을 들은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말은 우리의 정직한 생각과 따뜻한 마음을 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입니다.

올 해에는 정치권도 우리도 말이 원래의 기능을 되찾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장영희 서강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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