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황우석 사태 종지부'…물거품 된 신화

<앵커>

오늘(10일)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최종 결과 발표까지, 황우석 교수의 연구를 둘러싼 논란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습니다.

한승구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04년 2월, 황우석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한 여성의 체세포와 난자를 이용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 사이언스지에 게재합니다.

1년 뒤인 지난 해 5월에는,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를 이용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로 역시 사이언스지의 표지를 장식합니다.

[황우석/서울대 교수(2005년 5월 논문발표 뒤) : 이것이 해결된다면 줄기세포 연구의 쓰나미가 될 것이라고 섀튼 교수께서 평소에 쭉 말씀하셨었죠. 이것이 해결된 겁니다.]

그런데 지난 해 6월, 황 교수팀에 있던 연구원이 MBC PD수첩에 제보를 합니다.

난자 수급 과정에 문제가 있고, 연구 자체도 거짓일 수 있다는 의혹입니다.

제보를 받은 PD수첩은 미국 피츠버그로 건너가 10월 20일 김선종 연구원을 만나서 이른바 '중대 증언'을 듣게 됩니다.

황 교수의 지시로 논문을 조작했다는 내용입니다.

PD수첩팀은 황 교수에게 논문 검증을 제안합니다.

1차 검증에서 줄기세포가 논문과 불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오자, 황 교수는 2차 검증을 거부합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 교수는 황 교수와의 결별을 선언했습니다.

11월 22일 황 교수의 난자 매매 의혹이 방송되고, 이를 전후로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과 황우석 교수는 난자 매매와 연구원 난자 사용을 시인하고 사과합니다.

[황우석 교수 (지난해 11월 24일 기자회견) : 오늘부터 세계줄기세포허브 소장직을 비롯한 정부와 사회 각 단체의 모든 겸직을 사퇴합니다.]

이즈음 네티즌들의 항의가 PD수첩으로 빗발치고 광고 중단 사태까지 이어집니다.

11월 27일,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면서, 논점은 난자 파문에서 배아줄기세포의 진위 논란으로 옮겨갔습니다.

12월 4일 YTN이 PD수첩의 취재 윤리를 문제 삼으면서 논란은 그대로 봉합되는 듯이 보였습니다.

'중대증언'은 없었으며 PD수첩이 미국에 있는 연구원들을 취재할 때 회유와 협박을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지난 해 12월 4일 YTN 보도 화면 : PD수첩 취재진은 연구원들을 만날 때부터 취재 목적을 속였고, 이른바 몰래 카메라로 녹취했다는 것이 연구원들의 설명입니다.]

MBC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MBC는 결국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합니다.

12월 7일, 잠적했던 황 교수는 수척해진 모습으로 서울대 병원에 입원한 뒤 매일 연구실로 출근하는 모습을 보이며 여유를 되찾은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브릭'을 중심으로 젊은 생명과학자들이 사이언스 논문에 실린 줄기세포 사진의 일부가 겹치고, DNA 지문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드디어 12월 15일 노성일 이사장의 '폭탄발언'이 터지면서 사태는 급반전 됩니다.

"줄기세포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노성일/미즈메디병원 이사장 (지난해 12월 15일 인터뷰) : 줄기세포가 전부 없고, 복제된 줄기세포가 없이 미즈메디 병원의 줄기세포로 대체돼 있다고 하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황 교수는 바로 다음 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하며 맞섭니다.

[황우석 교수 (지난 해 12월 16일 기자회견) :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우리 연구팀은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고, 만들 수 있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 가운데 서울대는 조사위원회를 꾸리고 황 교수 논문에 대한 자체 검증 작업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12월 23일, 2005년 논문이 조작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합니다.

황 교수는 곧바로 서울대 교수직을 사퇴했지만, 이른바 '원천기술'의 존재를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황우석 교수 (지난 해 12월 23일 기자회견) : 1만분지 일이라도 사죄하는 심정으로 지금 이 시간, 서울대 교수직을 사퇴하고 돌아갑니다.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는 우리 대한민국의 기술임을 다시 한 번 강조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조사위는 오늘(10일) 2005년 논문은 물론 2004년 논문의 줄기세포도 없다고 발표하면서 논문 진위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국민영웅'에서 '논문 조작의 책임자'로, 황우석 신화의 2년은 숨가쁘게 흘렀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