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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정으로 따뜻한 '우리물터'

좁은 복도 사이로 가게들이 빽빽이 들어선 남대문 수입상가.

연말 특수를 누려야 하건만 상가는 의외로 조용하기만 합니다.

한 평 남짓한 가게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홍순영 씨.

18년 째 이곳 남대문 수입 상가를 지키고 있는 홍 씨의 가게 역시 손님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장사가 잘 되지 않아 늘 걱정이면서도 홍 씨는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이면 가게를 제쳐두고 가는 곳이 있습니다.

[(사람들 오늘 남산에 많이 왔습니까?) 오늘은 다른 때보다는 좀 적게 온 것 같아요. 표는 한 33장 정도 나갔거든요. 물어보니까 잠도 못 잤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추워서.]

홍순영 씨를 비롯한 남대문 수입상가의 몇몇의 상인들은 5년 전부터 노숙자를 위한 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홍 씨가 일하는 시간을 쪼개 찾아간 곳이 바로 이 곳 우리물터.

빨래와 목욕할 곳이 마땅치 않은 노숙자들을 위해 남대문 시장 성당이 만든 이 곳에서, 홍씨와 상인들은 일주일에 두 번씩 자원 봉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홍순영/자원봉사자 : 크리스마스 때나 무슨 날에만 그분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회성보다는 그래도 꾸준히 도움을 드려야 그분들에게 보탬이 될 것 같고..]

상인들의 마음이 담긴 이 곳 물터에서 노숙자들은 마음껏 빨래도 하고 따뜻한 물로 목욕도 할 수 있습니다.

[노숙자 : 목욕하고 빨래 다해서 말려서 이렇게 주시고 거기다 식사까지 제공해 주시고요.항상 고맙게 생각합니다.]

노숙자들이 빨래와 목욕을 하는 동안 여성 상인들은 식사 준비를 합니다.

[정윤자/자원봉사자 : 여름에는 냉면을 하고 겨울에는 떡 만둣국을 끓이고 있죠.]

정성스럽게 끓여진 만둣국은 노숙자들에겐 더없이 든든한 한 끼 식사.

[노숙자 : 선생님들께서 이렇게 우리를 위해서 따뜻한 밥이라도 한 끼 이렇게 해 주셔서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 : 제대로 마음대로 못해 주니까 우리도 항상 마음이 부족하지. 옷도 따뜻한 거 갖다 드리고 싶기도 한데 그게 안 되니까 안타깝다.]

장사하랴, 이곳에서 일하랴 힘들만도 하건만 '내 일이다'라는 생각으로 봉사를 하고 있는 이들에겐 힘들 틈도 없습니다.

[정윤자/자원봉사자 : 좀 힘은 들지만 그래도 작은 힘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열심히 하려고 노력중이에요.]

이곳에서 봉사를 하고 있는 상인들은 모두 자발적으로 모인 사람들.

[한계옥/자원봉사자 : 의무적인 것 보다는 내가 하고자 해서..음식하시는 여기 자매님들도 계시지만 저분들은 음식을 해 드리고 싶다고 해서 저렇게 하시는 거거든요. 자신이 하고 싶어서 일을 한다 이렇게 생각하니까 좋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들 봉사자들의 보람도 남다릅니다.

[윤관병/자원봉사자 : 어떤 분들(노숙자)은 영화 엑스트라 그런데도 참여해서 돈을 저축하는 것을 봤고, 나름대로 사회의 일원이 돼 가고 있구나 생각이 들면 그런데서 보람을 찾지 않나 싶습니다.]

이 곳을 이용하는 노숙자들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 주기 위해 봉사자들은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습니다.

작은 관심일지라도 이들 노숙자들에겐 큰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원봉사자 : 우리가 지금 일주일에 두 번 밖에 못하지만 누가 해도 해야 될 일인 거 같고. 쭉 보니까 빨래가 문제긴 문제더라고요.]

[노숙자 : 빨래하고 씻는 게 문제죠.]

물터를 이용한 노숙자들은 모두 기록으로 남겨 둡니다.

속옷이나 옷가지 등이 필요할 시기가 되면 알아서 챙겨주기 위해서입니다.

[홍순영/자원봉사자 : 여기 보면 양말, 여태까지 그렇게 많이 운영을 했는데도 양말을 한 켤레 밖에 안가지고 가잖아요. 봉사자들이 이걸 보고 잘 챙겨주라고 기록 카드를 만든거고요. 이 일을 언제까지 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다음 어느 분이 이 봉사를 맡아서 하시더라도 봉사하는데 유익하라고 계속 기록을 하고 있습니다.]

빨래와 목욕, 식사, 그리고 이발까지.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이곳을 나서는 노숙자들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합니다.

그리고 그런 보람으로 일하는 봉사자들의 마음도 따뜻해집니다.

[홍순영/자원봉사자 : 남을 도울 수 있는 힘과 마음, 용기 이런 걸 가지고 있고 그런 걸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은 큰 복이라고 보죠.]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행복하다는 우리물터 사람들.

그들이 나누는 따뜻한 사랑과 봉사는 이 겨울의 추위를 녹이는 훈훈한 온기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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