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TV 칼럼, 오늘은 서강대 장영희 교수가 갈등과 반목의 한 해를 뒤로 하고 새해엔 모두가 함게 걸어가자는 이야기로 여로분과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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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올해도 막바지네요.
혹시나 시작했던 한해였지만 다시 역시나로 끝나는 것 같습니다.
정치권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 어디를 보나 저마다 질세라 큰 목소리 내니 시끄러운 것이 당연하고 제각기 담을 쌓고 내 영토만 생각하니 충돌이 잦은 것도 당연합니다.
제가 어떤 외국잡지에서 읽은 일화인데요, 어느 시각장애인이 길을 건너는데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옆에 서 있는 사람에게 '같이 가도 될까요?' 물었더니 상대방이 아주 기껍게 그러자고 했습니다.
두 사람은 손에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길을 건넜습니다.
무사히 건너고 나서 그 분이 인사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당신 때문에 무사히 길을 건너 수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상대방이 '무슨 말이냐고, 나는 시각장애인인데 당신이 날 잘 도와줘서 무사히 건너올 수 있었다' 고 하더라는 것입니다.
좀 극단적인 예가 되겠지만, 상징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앞이 잘 안보여도, 서로 믿고 함께 같은 방향으로 간다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의미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눈을 멀쩡히 뜨고 있지만 '함께'라는 믿음이 없습니다.
남을 짓밟고서라도 나만 앞장서 먼저 가려다보니 혼잡스럽고 방향감각을 잃어서 우왕좌왕하게 되는 것 아닐까요.
하지만 새 해에는 나뿐만 아니라 내 옆 자리에 남이 설 자리도 조금 내 주고, 넘어진 사람도 함께 손잡아 일으켜 우리 모두 함께 걸어가고 함께 길을 찾는 그런 해였으면 좋겠습니다.
'이방인'의 작가 알베르 까뮈(ALBERT CAMUS)한 말이 생각납니다.
"내 앞으로 걸어가지 마십시오. 나는 따라가지 않을 테니. 내 뒤를 따라오지 마십시오. 나는 이끌지 않을 테니. 내 옆에서 걸으면서 친구가 되어 주십시오."
(장영희/서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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