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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경대 사건' 공판 3년 여만에 재개

강 교수 "만경대 정신은 민족정기 함양정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만경대 방명록' 사건 공판이 중단된 지 2년11개월만인 23일 재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4단독 김진동 판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526호 법정에서 '만경대 방명록' 사건 공판을 열어 피고인을 신문했다.

이날 공판에서 재판부는 강 교수를 상대로 김일성 생가로 알려진 만경대를 방문한 경위와 방명록에 쓴 '만경대 정신'의 의미, 각종 강연과 자료를 통해 밝힌 '통일을 저해하는 정세'의 의미 등 검찰 공소내용 중 핵심 개념에 대한 입장을 청취했다.

그는 '6.25 전쟁은 외세의존적 성격을 가진 해방전쟁인데 미국이 개입해서 자주 적 통일이 안 됐다'고 주장했다는 검찰 공소사실에 대해 "검찰과 경찰이 모두 '6.25 전쟁'과 '한국전쟁'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전쟁의 성격을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힘들다. 해방 이후 1948년 2월부터 남북간에는 5단계의 '전쟁'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검찰 등은 1950년 6월 일어난 '제한 확대전쟁'을 한국전쟁의 전체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명록에 쓴 '만경대 정신´이 무엇이며 이는 자주통일을 위해 북측 주체사상을 계승하자는 의미인 것인지 재판부가 묻자 "만경대 정신은 '민족정기 함양정신' 이며 이는 주체사상 계승이 아니라 민족정기를 함양하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대학 강연회에서 밝힌 '통일에 저해되는 정세'에 대해서는 "외적으로는 민족 문제에 외세가 개입하는 현실을, 내적으로는 사대주의 세력이 권력을 장악하고 그 기조를 유지하려는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신문을 마친 뒤 변호인측에 변론요지서 및 참고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며 검찰이 23일 강 교수를 북한의 선전·선동에 동조하는 글을 기고한 혐의로 추가 기소한 건은 이 재판에 병합해 심리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공판은 내년 2월3일 오후 3시 526호 법정에서 열린다.

강 교수는 2001년 8·15 평양축전 기간에 만경대를 방문해 방명록에 '만경대 정신 이어받아 통일위업 이룩하자'는 글을 써 기소됐으며 이 사건 재판은 2001년 10월 이후 8차례 열렸다가 이적성 검토 감정서 제출이 늦어지면서 3년 가까이 중단됐다.

한편 재판에 앞서 강 교수와 '강정구교수 사법처리 저지 및 학문의 자유쟁취 대책위원회'는 성명을 발표, "학문적 주장이 탄압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법원청사 정문 앞에서는 오후 2시께부터 대책위 관계자 30여명과 활빈단·자유개혁청년단 등 보수단체 관계자 10여명이 5m 가량 간격을 두고 마주보면서 집회를 열었으며 이 과정에서 고성과 함께 2차례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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