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경찰이 대전지검의 구속전 피의자에 대한 면담 요구를 거부했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꼴'이 됐다.
15일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상습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피의자 A씨에 대해 대전지검이 '피의자 면담'을 요구하자 '법적 근거가 없다'는 등 의 이유로 거절했으나 단 하루만에 '잘못됐으면 시정하겠다'며 한걸음 물러섰다.
대전지검이 '구속전 피의자 면담'의 법적 근거를 제시하며 검사의 정당한 직무명령을 준수하지 않은 혐의로 관련 경찰관에 대해 내사에 착수하는 등 강공에 나섰기 때문이다.
당초 경찰은 검찰의 구속전 피의자 면담 요구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전 피의자를 면담해 체포의 적법성 등을 심사하려는 법률적 근거가 미약하다'며 이를 거부했으며 오히려 검찰의 인권침해 소지까지 거론했다.
검찰이 '법적 근거도 없이 피의자를 검찰청으로 강제로 인치해 면담하는 것은 인권보호에 역행하는 것'이란 취지였다.
충남경찰 한 수사간부는 "처음 들어보는 제도"라며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이뤄져오던 포괄적 수사지휘를 법적근거를 가지고 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의 주재자이자 인권보호의 책임자로서 헌법(제12조 3항)은 물론 형사소송법(제196조), 검찰청법(제53조), 검찰사건사무규칙, 법무부 인권보호 수사준칙 등 법적 근거를 통해 피의자 면담을 요구한 것'이라며 경찰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또 피의자 스스로 경찰에 출석한 상태에서 긴급체포가 필요한 것인지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데다 검사가 경찰 소명 자료로는 부족해 피의자와 직접 면담하겠다는 것이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것인 지도 의문이다.
더구나 검찰의 '영장청구 전 피의자 면담제도'는 2003년 10월께부터 전국 검찰청에서 시행해온 제도로 대전.충남에서만 올 들어 14차례나 이 제도가 활용됐는 데도 지방경찰청 실무 수사자는 물론 지휘 간부까지 이를 몰랐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대전지검 관계자는 "최근 수사권 조정논의와 맞물려 검사의 정당한 직무상 명령을 거부한 사례로 수사권 운영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한 것으로 판단돼 내사에 착수했다"며 "앞으로 관내 사법경찰관들의 긴급체포 요구를 엄격하게 심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남경찰청 관계자는 "검찰이 피의자 구속전 사전심문을 정식으로 요청한 선례가 없어 실무선에서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며 "담당경찰관에 대한 소환 등 검찰이 요구하는 사법절차에 모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지검은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직무명령을 준수하지 않은 혐의(인권옹호직무명령불준수)로 충남경찰청 중견간부 A씨를 오는 19일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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