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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파포스 4--키프러스

지중해 문명기 5권BR 모자이크로 읽는 그리스 로마 문명BR(At of Mosaic and GecoRoman Civilization) 고대의 삶과 사랑 BR2장. 테세라 모자이크의 세계 &nsp; 3.키프러스 &nsp;

-- 지중해 문명기 5권--

모자이크로 읽는 그리스 로마 문명
(Art of Mosaic and Greco-Roman Civilization)

--고대의 삶과 사랑--


2장. 테세라 모자이크의 세계

 

3.키프러스

 

1)키프러스

2)니코지아(Nicosia)

3,4,5,6,7,8,...11)파포스(Paphos)--오늘 이야기

12)쿠리온(Curion)

13)아마투스(Amathus)

14)쿠클리아(Kouklia)

6)파포스(Pafos) 4

 

◆테세우스의 집(Villa of Theseus) 2아킬레스 모자이크

 

테세우스의 집 회랑 서쪽 중앙에 자리한 방에서는 [아킬레스의 목욕] 모자이크가 눈길을 끈다. 가로 10.6m, 세로 9.3m의 대작이다. 4개의 에피소드로 된 모자이크인데, 지금은 3장면이 훼손돼 전하지 않고 오직 한 장면만 남았다. 갓 태어난 아킬레스를 목욕시키는 내용인데, 사라진 3장면도 아킬레스와 관련된 내용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아킬레스의 아버지는 펠레우스는 아이아코스의 아들로 그리스 신화에서 여신과 결혼한 흔치 않은 인물이다. 물론 여신과 사랑을 나눈 인간은 여럿이지만... 펠레우스와 결혼한 여신은? 여신 가운데서도 미모가 빼어나기로 소문나 제우스와 포세이돈 까지도 군침을 삼켰던 바다 요정 테티스.

 

50명의 바다요정 즉 네레이즈 모두가 아름다웠지만, 테티스는 그 중에서도 군계일학(群鷄一鶴)이었다. 그러나, 테티스의 불행은 너무 예쁜 데서 시작된다. 제우스와 포세이돈이 그녀를 탐했지만, 여신 테미스가 예언했다. "테티스가 신의 아들을 낳을 경우 그 아버지를 누르고 최고신이 된다." 아버지를 물리치고 최고신이 된 제우스나 그의 형 포세이돈은 이 말을 듣자, 자신의 과거가 떠올랐다. "업보(業報)로고...". 둘은 테티스를 차지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사랑보다는 권력이 더 좋은 것임은 여러 경우에서 확인된다. 미국 대통령 클린턴에게 르윈스키는 그런 존재였을까?

 

아킬레스 목욕--테세우스 빌라의 서쪽 회랑에 붙은 방의 모자이크다. 왼쪽 끝에 서 있는 여인은 신이 먹는 음식 암브로시아를 의인화 한 것. 아나트로페의 무릎에 앉혀진 어린애가 아킬레스다. 그 앞에 아킬레스를 목욕시킬 물통이 있다. 스틱스 강물에서 떠온 물이다. 가운데 홀을 들고 앉은 이가 아버지 펠레우스. 왼쪽에 앉은 이는 어머니인 바다요정 테티스. 펠레우스 오른쪽으로 선 3명은 인간의 탄생, 생애, 죽음을 관장하는 운명의 세여신 파테스(Fates)다. 일명 모이라(Moira, 복수형 모이라이)라고도 한다. 각자의 이름은 펠레우스 바로 옆에서부터 오른쪽으로 클로토, 라케시스, 아트로포스. 클로토는 실을 잣는 방추, 라케시스는 생사자의 명단을 기록한 딥티콘(Diptychon,서판), 아트로포스는 아킬레스의 운명이 담긴 스크롤을 들었다. 제우스와 테미스 혹은 제우스와 밤의 여신 닉스의 딸이라고 한다. 헤시오도스는 클로토가 운명의 실을 뽑아내는 여신, 라케시스가 인간에게 운명을 나눠주는 여신, 아트로포스가 운명의 실을 가위로 끊어 죽음을 주는 거역할 수 없는 여신이라고 봤다. 보통은 각자 손에 방추(紡錘), 지팡이, 천평칭(天平秤)을 든 처녀로 표현된다. 파포스. ⓒ김문환

 

클린턴의 반대도 있다. 세계 최강국 영국. 20c 초반만 해도 이런 표현이 그렇게 어색한 것은 아니었다. 히틀러가 전체주의 체제를 강화하며 유럽 공략의 야욕을 키워가던 1936년. 지구 역사상 다시 재연되기 어려울지 모를 대(大)사랑극이 펼쳐진다. 윈저공(작)(Duke of Windsor)이라고도 불리는 윈저가(家, 윈저 가문은 '이씨의 조선' 처럼 현재 영국 왕위를 차지하고 있는 왕실 가문. 1066년 노르망디공 윌리엄의 노르만 왕조로부터 8번째 왕조다. 하노버 왕조의 빅토리아 여왕이 죽으면서 남편 앨버트 공(公) 쪽에서 왕위를 이었는데 이를 윈저 왕조라고 부른다.)의 두번째 영국왕 에드워드 8세가 왕위에서 내려온 것이다. 이유는?

 

당시 우리나이로 43살이던 에드워드 8세는 총각이었다. 결혼을 해야 하는데 글쎄 신부감이 미국의 평범한 여자, 그것도 이혼녀였다. 지금 같으면 찰스 왕세자가 이혼녀 파커 볼즈와 결혼해도 문제 없듯이 괜찮지만, 지금으로부터 70년 전 당시 전통으로는 영국 사회나 왕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었다. 왕의 사랑을 받은 행복한 이혼녀의 이름은 심프슨 부인. 물론 심프슨은 전남편 이름이고... 이혼녀를 사랑하게 된 불행한 에드워드 8세는 고민했다. 왕위냐, 사랑이냐? 에드워드 8세는 일반의 예상을 넘어 사랑을 택했다. 1936년 12월 국왕의 지위를 포기했다. 지고지순(至高至純)한 사랑이라고 해석하는 게 모두를 위해 좋다. 즉흥적인 사랑에 익숙하고, 잇속 따라 마음도 오락가락하는 세태에서 그래도 이런 사랑 쯤 하나 있어야 뭔가 꿈이라도 꾸며 살수 있기 때문이다.

 

펠레우스와 클로토--아킬레스의 아버지 펠레우스는 왕권을 상징하는 홀(지팡이)를 들고 흰색 튜닉에 두꺼운 망토를 걸쳤다. 운명의 여신의 한명인 클로토가 손에 방추를 들고 바로 옆에 서있다. 파포스. ⓒ김문환

 

에드워드 8세의 순진한 사랑 덕을 본 이가 있으니 바로 엘리자베스 2세 현 영국 여왕. 물러난 에드워드 8세의 아버지는 조지 5세. 아버지 조지 5세는 큰아들 에드워드 8세 말고도 아들 하나를 더 뒀다. 에드워드 8세의 한살 어린 동생 죠지 6세다. 에드워드 8세가 아버지 조지 5세를 이어 왕이 됐으니 동생 조지 5세는 왕이 될 처지가 아니었다. 그런데, 뜻밖에 형이 사랑문제에 걸려 왕위를 반납하니 그 복이 동생 조지 6세에게 굴러 떨어졌다. 지금으로 치면 찰스가 이혼녀 파커볼즈와 결혼해 왕위가 12살 어린 동생 앤드류나 16살 어린 동생 에드워드에게 넘어간 형국이다. 조지 6세가 그만 환갑도 되기 전에 죽는 바람에 큰 딸 엘리자베스 2세가 1952년 왕이 됐다. 50년 넘게 왕위를 지키는 엘리자베스 2세는 큰아버지의 지순한 사랑이 없었다면 왕위에 오를 수 없을 뻔했다.

 

다시 고대 신화로 돌아가서... 제우스와 포세이돈은 테티스를 인간과 결혼시키기로 결심한다. 그래야만 자신들의 권위를 이어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점이 그리스 신들의 매력 가운데 하나다. 신도 전능하지 않다. 신도 당할 수 있고, 빈틈이 있다. 전지전능한 신은 왠지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사실 테티스는 펠레우스와 결혼하려 하지 않았다. 여신이 그것도 최고 미모의 자신이 언제 죽을 지 모를 인간과 결혼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그런데, 착한 켄타우로스 키론의 코치를 받은 펠레우스의 끈질긴 구애작전에 결국 손을 들고 만다. 테티스는 펠레우스의 구애를 피하기 위해 뱀이나, 표범같은 징그럽고 사나운 맹수로 변했다. 그러나, 펠레우스가 그녀를 꼭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아 결국 사랑을 허락한다. 우리 속담 열번 찍어 안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말은 동양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었다. 동서고금의 인류가 공통으로 겪는 사랑의 방정식이다.

 

아킬레스, 아나트로페, 암브로시아--어린 아킬레스의 천진한 모습. 아나트로페의 표정이 엄숙하다. 암브로시아는 황금으로 만든 물병을 들고 있다. 신의 음식을 상징한다. 비록 금발로 등장하지만 전통적으로 보던 헬레니즘풍의 등장인물과 달리 눈썹과 눈동자를 포함한 눈주위가 검게 표현돼 있다. 파포스. ⓒ김문환

테티스는 펠레우스와 결혼해 한 명의 자식을 둔다. 그 아들이 트로이전쟁의 영웅 아킬레스다. 어머니 테티스는 신이어서 영생불사(永生不死)다. 그런데, 펠레우스의 피를 이은 아들 아킬레스는 언젠가 죽어야 한다. 남편은 어쩔수 없다 치고... 테티스는 아들 아킬레스만이라도 불사의 신으로 만들기를 원했다. 방법은 저승에 흐르는 스틱스 강에서 목욕을 시키는 것. 이때 문제가 생겼다. 테티스가 아킬레스를 목욕시키면서 발목을 잡은 탓에 여기에 강물이 묻지 않았다. 나중에 트로이 전쟁에서 파리스의 화살이 바로 이 발목에 맞아 아킬레스는 죽고 만다. 어머니의 간절한 소망도 헛되이 아들 아킬레스는 트로이 전쟁에서 아카이아 연합군의 최고 용장이라는 신화를 남긴 채 저승으로 떠났다.

 

아킬레스 모자이크는 테세우스 빌라에서 5c, 즉 가장 나중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추정할 수 있을까? 등장인물들을 보면 다른 모자이크 작품과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이곳 파포스에 있는 다양한 모자이크의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흰 피부에 금발이다. 남녀 구분없이 모두 같다. 전형적인 그리스인들로 헬레니즘 문명의 영향력 아래 있었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아킬레스의 목욕]에 등장하는 인물은 전통적인 헬레니즘풍 인상에서 벗어났다. 눈썹과 눈동자가 검은 색을 띤다. 그리스인이라기 보다 오리엔트와 북아프리카의 인상과 가깝다. 북아프리카의 영향력이 강해지던 로마제국 말기 현상을 증명해 준다. 이때는 이미 로마제국이 기독교 제국으로 옷을 바꿔 입은 뒤다.

목욕장면은 기독교시대와 관련해 특기할만한 점을 시사해준다. 영웅이나 신의 목욕은 불멸이란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아킬레스의 첫 목욕도 마찬가지다. 영생이나 신성을 얻으려는 이런 의식은 기독교에 들어와도 그대로 재현된다. 예수는 요단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음으로써 신성을 얻는다. 기독교 신자들의 세례의식도 마찬가지다. 세례를 통해 다시 태어난다. 불교에서 손을 씻는 의식도 시기적으로 한참 앞서지만, 기독교의 세례의식에 견줄 수 있겠다. 5c면 로마가 완전한 기독교국가가 돼 기독교 이외의 종교에 대해서 특히 전래 그리스 로마 신들에 대해 엄격히 규제하던 시기지만, 세례행위라는 맥락에서 용인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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