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에다 부모님의 도움까지 받아 치킨집을 열었습니다.
젊은 감각을 살려 활기차게 마케팅 활동을 벌여 초반에 장사도 괜찮았습니다.
[백승렬/송파구 문정동 : 처음 창업을 하고 쉽다,라고까지 생각했거든요. 돈을 버는데 크게 어렵지 않겠구나...이렇게까지 생각했다.]
하지만 조류인플루엔자 얘기가 나오면서 영업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잘 되는 날은 많게는 100마리, 평균 50마리 이상 팔았지만, 이번 사태가 벌어진 후 열마리 판적도 있고...]
소비자들의 불신은 생각보다 컸습니다.
[전화 주문할 때 옆에서 닭 시키지 말라고 그러기도 하고 배달가면 가족들이 왜 닭을 시켰느냐고 그러기도 하고..]
이제는 창업을 잘못한 것 아닌지, 업종 선택이 틀렸던 것은 아닌지 고민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잘못 선택했나, 다른 걸 선택할 걸 그랬나...밤잠 못자면서 고민 많이 했죠.]
[처음엔 어찌할 바를 몰랐어요. 경험도 없거니와 학교에서 이런 걸 가르쳐 주지는 않잖아요.]
스스로 노력하면 개선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더 답답합니다.
[제가 만일 음식을 못 만들었다거나 서비스가 안좋거나 그래서 매출이 떨어진다면 극복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서 그러니까...세상 일이 열심히 한만큼 자기가 갖고 가야하는데 많이 속상하죠.]
경기도 양평의 한 양계장.
돈이 되는 큰 닭은 없고 병아리를 갓 벗어난 어린 닭들만이 양계장에 가득합니다.
조류인플루엔자가 한차례 휩쓸고 가면서 축사가 몇 개월째 비어있던 탓입니다.
[양안석/양계장 운영 : (닭은) 5번 회전해야 먹고 살 수 있는게 3번 키웠다 하면 두번은 빚으로 남는거죠.]
날씨가 추워지면서 난방비 부담은 커져 가는데 올해 늘어난 빚 때문에 마음은 더 무겁습니다.
[한우물 파면서 지금 이 나이먹으면서 25, 26년을 하고 있는데 크게 버는 돈도 없이 빚만 남아있는 거에요.]
조류인플루엔자라는 외부충격이 자신이 전혀 손을 쓸 수 없는 것이라 더 억울합니다.
[내가 잘 기르지 못한 것이 아니라 타인에 의해 영향받고 소득이 줄고 어려움 당한다는 게 말할 수 없이 억울하다. 앞으로도 또 조류독감이 올 수 있다고 보면 너무 실망이 되는 거죠.]
현재 닭과 관련한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치킨집 9만 여명, 일반 외식업체도 15만 명 양계장 30만 여명 등.
이렇게 해서 모두 58만 명에 달하고 가족 수까지 합치면 170만 명이 넘습니다.
이들이 만들어 내는 부가가치는 1년에 12조원에 달할 만큼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큽니다.
그럼에도 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한 국민들의 일반 상식은 거의 무지에 가까울 정도입니다.
[윤홍근/치킨외식산업협회 회장 : 조류 인플루엔자는 호흡기성질병이기 때문에 먹는 음식을 통해서는 절대 걸리지 않는데, '끓여먹으면 안전하다'와 같은 불필요한 얘기를 쓰다보니 마치 닭고기를 먹어 조류 인플루엔자에 걸리는 것처럼 잘못 알고 계십니다.]
외국에서 조류인플루엔자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직격탄을 맞다보니 이제는 천재지변이라는 자포자기하는 소리까지 들립니다.
[매출이 지난달에는 약 40~50%까지 떨어져서 닭고기 생산농가가 폐업을 해야 하는 상태까지 가 있고 영세 자영업자들, 치킨 외식산업에 종사하는 분들도 그런 상태에 몰려있다.]
우리 닭은 문제 없다는 정부의 발표도, 잇따른 시식회도 설마하는 소비자 마음을 완전하게 돌려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믿음을 얻을 수 있는 식품 정책.
조류인플루엔자의 파동을 겪으며 또 한번 아쉬운 우리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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