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새벽 단잠에 빠져 있던 주민들이 미처 대피할 틈도 없이 불길은 건물을 뒤덮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아찔한 구조작업이 벌어졌습니다.
이어서 김범주 기자입니다.
<기자>
연기에 휘감겨 버린 건물.
탈출구는 막혔고, 사람들은 옥상으로 몰렸습니다.
아슬아슬하게 사다리를 기대놓고 옆 건물로 대피합니다.
구명줄을 허리에 묶고 6층 옥상에서 필사의 탈출을 시도합니다.
반대 쪽에서는 잠옷 차림의 남자가 구명줄에 매달려 옥상으로 올라옵니다.
하지만 숨도 채 돌리기 전에 다시 그 줄에 의지해 4층 높이 아래로 내려가야 될 상황.
차마 떨어지지 않는 듯 어렵사리 손을 놓고 발이 바닥에 닿을 때까지 외줄에 몸을 의존합니다.
탈출한 사람들은 가족 걱정에 안절부절못합니다.
[밑에 내려가요.]
[언니도 내려와야 되는데...]
[금방 내려올 거예요.]
숨막히는 옥상 구조작업은 20분 이상 계속됐습니다.
[다 내려왔어, 다.]
[다 내려왔어?]
[네, 이제 마지막이에요.]
온몸에 그을음이 묻은 중년 남성은 완전히 진이 빠져 버렸습니다.
산소마스크로 한동안 숨을 쉬어보지만, 결국 소방관들에게 들려서야 건물을 빠져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탈출한 사람들은 그나마 다행.
불길에 갇힌 가족을 구해 달라며 발만 동동 구르는 주민도 있습니다.
[김귀선/피해주민 : 불나서 쫓아나오니까, 우리 영감이 전화를 받더라고. '꼼짝도 못하겠어'해서 '빨리 수건으로 코에 대' 했는데 그후로 소식이 끊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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