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소록도 한센병 환자들을 울린 편지 한 통을 소개해 드립니다. 두 이방인 수녀가 소록도를 떠나면서 남긴 편지.
테마기획, 심영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언제까지 일할 수 있는 건강이 허락될 지 몰라 고향으로 떠나기로 결정합니다. 우리 나이가 은퇴를 지나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20대 후반에 소록도에 들어가 평생을 바친 오스트리아인 마리안나, 마가렛 수녀.
43년 만인 지난달 21일, 이들은 고국으로 돌아갔습니다.
고령으로 인해 제대로 일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1962년 간호사 자격으로 처음 소록도를 찾은 이들은 한결같은 마음으로 한센병 환자들을 위해 일했습니다.
[박동익/한센병 환자 : 부모 형제도 꺼리는데 그분들은 그것을(상처를) 꺼내서 냄새를 맡아봐요. 냄새 맡아보고 그리고 치료해 주고.]
파란 눈의 수녀들은 이방인이 아니라, 구수한 사투리를 쓰는 전라도 할머니였습니다.
환자들은 그들의 빈 자리가 너무 크다며 눈시울을 붉힙니다.
[장인심/한센병 환자 : 선물 하나 못해봤고, 사진이나 하나 찍어 놓을건데 가실 줄 알았으면... 외국이기 때문에 우린 갈 수도 없잖아요.]
친구, 은인들에게 보내는 사랑 가득한 편지 한 통을 남긴 채 두 할머니는 40여년 전 가져왔던 낡은 여행가방만을 들고 돌아갔습니다.
[저희에 부족으로 마음아프게 해드렸던 일을 이 편지로 미안함과 용서를 빕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리안나 올림, 마가렛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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