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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칼럼]기업하기 좋은 나라

<8뉴스>

1955년 찰리 윌슨 General Motors 회장은 "General Motors를 위해 좋은 것은 나라를 위해서도 좋은 것이다" 하는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이렇게 한 때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이었던 General Motors가 파산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물론 잘 생각해 보면 윌슨 회장의 말은 틀린 말입니다.

아무리 크고 중요한 기업이더라도 특정 기업의 이익과 나라 전체의 이익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업들이 잘 되어야 경제가 잘 되는 것은 분명하고, 그런 의미에서 요즘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은 귀기울여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볼 것은 과연 어떤 나라가 "진정으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 인가 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재계 일부에서 이야기 하듯이 기업들이 무엇이든 마음대로 하도록 놔두는 나라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단기적으로 기업에 손해가 되는 것 같은 정책이 장기적으로 기업에게도 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기업을 돕기 위해서는 규제를 완화하고 세금을 낮추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적절한 규제와 세금은 기업을 위해서도 좋은 것입니다.

단기적으로는 규제를 안하는 것이 기업을 돕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규제를 통해 기업의 이익과 사회적 이익을 적절히 조화시킬 때 우리 기업들이 걱정하는 '반기업 정서' 가 줄어들고 기업하기가 더 좋아집니다.

세금 문제도 그렇습니다.

세금을 더 거두어 복지지출을 늘려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면 사회가 안정되고 소비가 되살아나 투자환경이 더 좋아질 수도 있습니다.

또 세금을 더 거두어 교육과 기술훈련에 투자하면 기업들은 더 질 좋은 노동력을 쓸 수 있습니다.

바로 이렇기 때문에 스웨덴이나 핀란드 같이 규제도 심하고 세금도 우리나라의 세배씩 되는 나라들이 볼보니 노키아니 하는 세계적인 기업들을 가지고 있고 국가경쟁력도 세계 최고 수준인 것입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려면 지금 당장 기업들에게 편한 것보다는 장기적으로 기업을 돕는 정책을 도입해야 합니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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