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의 쌀협상 비준을 앞두고 농민들의 반대 집회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쌀협상 비준이 쌀시장 개방으로 이어져 큰 피해가 날 것을 우려하는 집회인데요.
안미정 리포터! 농민들의 요구사항은 무엇인가요?
<기자>
네, 정부가 비준을 너무 서두른다는 겁니다.
다음달 홍콩에서 열리는 WTO 협상 결과를 보고 추진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또, 수입으로 인한 농민 피해를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도 논쟁거리인데요.
먼저, 우울한 가을 들녘의 집회현장에서 쟁점부터 정리했습니다.
경기도 안성시.
시내 한복판 인도에 불탄 벼가 널려 있습니다.
미곡처리장으로 가야할 벼가 도로를 어지럽게 뒤덮습니다.
농민들이 쌀협상 국회비준을 반대하고 수매제의 부활을 요구하며 애써 기른 벼를 도로에 버렸습니다.
볏가마를 쌓아둔 채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흥기/안성농민회 회장 : 국회비준이 되고 수입쌀이 풀리면 불을 보듯 뻔하거든요. 우리 농민들이 설자리가 없는 겁니다.]
국회에 제출된 정부 비준안은 10년간 단계적으로 시장을 개방하도록 돼있습니다.
하지만, 농민들은 12월 WTO 협상결과를 보고 비준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관계자 : WTO 협상 끝났다고 해서 국회 비준 하겠다 그런게 아니라 그때가서 영향 분석 결과 나오는 것을 봐서 비준여부에 대해 다시 논의하자.]
두번째 쟁점은 쌀값 하락에 따른 보상입니다.
정부는 '쌀소득 보전 직불제'를 제시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직불제는 쌀 80kg을 17만원으로 정하고, 이보다 밑지고 팔 때 손해의 85%를 보상하는 겁니다.
그러나, 3년 뒤 가격을 재조정하면서 농민들의 거센 반발이 우려됩니다.
수입쌀로 쌀값이 더 떨어져 보상가격이 현재 17만원보다 크게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박유신/안성농민회 고산면 지회장 : 정부에서 쌀값을 전반적으로 떨어뜨리기 위해 정한 거죠. 농민들이 볼 때는 굉장히 낮은 수준이라고 보는 거죠.]
이달 초 비준을 강행하겠다는 정부.
이에 맞서 전국적인 집회를 준비하는 농민.
쟁점을 해소할 타협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앵커>
농민과 정부의 입장차를 조율할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이는군요. 쌀협상 비준도 문제지만, 당장 올해 생산한 벼를 파는 것부터 걱정이라고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지난해 까지는 쌀을 정부가 구입해 줬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이런 수매제가 폐지됐습니다.
공공 비축제를 도입하지만, 양도 적고 가격도 크게 떨어졌습니다.
애써 농사 지은 뒤, 다시 울상짓는 농촌현실을 취재했습니다.
강원도 철원군.
농민들이 판매를 포기한채 농사지은 벼를 군청 앞마당에 잔뜩 쌓아뒀습니다.
정부가 일괄적으로 벼를 매입해 주던 수매 폐지에 항의하는 뜻입니다.
이런 현상이 전국 곳곳에서 빚어집니다.
판로가 막힌 것도 문제지만 가격하락은 농민들에게 더 큰 고통입니다.
이 40kg 한 가마니에 지난해에는 6만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수매제가 폐지된 올해 공급되는 가격은 4만 7천원입니다.
20% 이상 떨어졌습니다.
수매를 대신하는 공공 비축제의 구입가격이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이흥기/안성농민회 회장 : 공공 비축제를 하면서 쌀값은 오히려 떨어지고 농민들은 지금까지 농사를 져서 빚을 갚아야 되는데 그러지 못하고 오히려 이자도 못갚는 파산에 이르는 거죠.]
정부가 흡수하지 못하는 물량은 농협이 사들입니다.
그러나, 여기서도 만족할 가격이 나오지 않아 농민들 애를 태웁니다.
[박유신/안성농민회 고산면 지회장 : 지금 농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5만 5천원인데 조합장들은 전혀 5만원에서 한발짝도 양보를 안하고 있습니다.]
쌀소비가 주는 데다, 시장개방으로 가격까지 하락해 2중고를 겪는 농민.
농촌사회도 살리고 식량 주권도 지켜 나갈 대책마련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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