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고와 과학고 등 특목고 입시 시즌이 다가왔습니다. 경기도와 서울지역의 특목고들이 11월 중순까지 차례로 시험을 치르게 되는데, 특목고 입시도 대입 못지않게 열기가 뜨겁습니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외대 부속외국어고 영어과의 경우 특별전형 경쟁률이 30대 1을 넘었다고 하더군요.
특목고 입시 시즌을 맞아서 중학교에서는 요즘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학교를 아예 결석하면서 학원에서 입시 준비를 하는 학생이 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주 월요일 서울 대치동의 학원가를 찾았습니다. 밤 12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특목고 전문 학원들은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한 특목고 전문학원에서 한 중3 학생을 만날 수 있었는데, 이 학생은 울산에서 아예 짐을 싸서 올라왔다고 했습니다. 분명히 학기 중인데, 울산에서 학교를 다녀야 할 학생이 서울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니... 이 학생은 순전히 특목고 입시를 위해서 상경을 한 겁니다. 학생 말로는 울산에 있는 학교에서는 병결로 처리되고 있지만, 사실상 무단결석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지방 학생 뿐 아니라 서울 학생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학원에서 만난 한 여학생(서울 00중학교 3학년)은 다음날부터 결석을 하기로(?) 돼 있는 학생이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배운 내용을 마지막으로 정리하려고 5일간 학교를 쉬기로 했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습니다. 물론 학교에는 ‘현장 체험학습’이라는 핑계를 댔다고 합니다.
강남에 있는 한 중학교를 가 봤더니, 역시나 한 반에 두세 명 정도는 결석을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진단서를 첨부하거나, 현장 체험학습 사유서를 내고 규정에 맞게 결석을 한 학생들이지만, 같은 반 친구들은 진짜 이유를 다 알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서울 강남이나 목동, 중계동 등 교육열이 높은 지역에서는 요즘 ‘학교 빠지고 특목고 준비하기’가 일상적인 일이 됐다고 합니다.
특목고 입시 문제가 너무 까다로워서, 학교 공부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하지만, 이렇게 아예 학교를 빠져가며 공부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제 중학교 3학년 된 학생들이 (본인이건, 친구들이건) 이런 편법을 아무렇지도 않게 지켜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단 방법 안 가리고 뭐든 되면 좋은 거야...’ 이런 무서운 생각이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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