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예산을 선거자금에 썼다는 이른바 안풍 사건의 관련자들이,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뿌려진 천억원 넘는 불법 선거자금은 과연 어떤 돈인지, 의혹은 여전히 남게 됐습니다.
곽상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96년 총선 즈음 신한국당에 뿌려진 천 백억원은 어디서 나온 돈인가.
당시 안기부 운영차장 김기섭씨는 안기부 돈이라고 주장했지만, 신한국당 선거대책 본부장이었던 강삼재씨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돈이라고 맞섰습니다.
대법원은 강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두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이정석/공보관 : 당시 안기부 예산이나 관리계좌 운용실태 등을 볼 때 정치권에 유입된 문제의 돈이 외부자금이 아닌 안기부 예산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김 전 대통령이, 이 돈을 어떻게 마련했느냐는 것입니다.
92년 대선 당시 쓰고 남았던 돈일 것이라는 게 가장 유력한 추측입니다.
이 경우, 단순 정치자금이라면 처벌이 어렵지만, 대가성 있는 자금이면, 대통령 재직 기간에는 공소시효가 정지되기 때문에 아직 시효가 남아 있습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재수사할 것인지, 이렇다할 입장표명을 피하고 있습니다.
김 전 대통령 역시, 말문을 굳게 닫고 있습니다.
[김기수/김영삼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 전 대통령께서는) 거기에 대해서는 일절 말씀이 없으셨어요. 너무 정치적인 것이어서 가지고..]
천억원 넘는 불법자금이 정치권에 뿌려졌지만,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 없이 의혹사건으로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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