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특별한 수업이 있습니다.
학기마다 한 번씩 있는 젓가락 기능장 인증제 수업이 있는 날.
1, 2학년 위주로 젓가락을 바르게 쥐는 법을 가르치는 이 학교만의 수업 과정입니다.
[조은혜/초등학생 : 예전에는 어려웠는데, 지금 해보니까 쉬워요.]
조그만 손으로 젓가락을 꼭 쥐고 조심스럽게 공깃돌을 옮겨보지만, 대다수의 아이들은 서툰 젓가락질 때문에 쉽지가 않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후 꾸준히 연습은 하고 있지만, 저학년들에게는 아직도 포크를 사용하는 게 편하기만 합니다.
[아직도 포크 사용이 더 편한 사람?]
[석창하/초등학생 : 젓가락은 잡는 게 불편해요. 힘들고. 포크는 잡으면 편하니까 좋아요.]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이 되어서도 젓가락질을 틀리게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김은미/회사원 : 큰 거를 집을 때 잘 안 집히니까 계속 미끄러지니까 (불편하다) 고칠 생각은 있는데 잘 안 된다.]
어릴 때부터 바른 젓가락법으로 교정하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고치는 게 힘듭니다.
[박선영/회사원 : 쉽게 고쳐지지 않아요. 너무 어려서부터 그렇게 했기 때문에, 솔직히 불편한 게 없어서 고치려고 특별히 생각해본 적도 없다.]
최근 패스트푸드나 칼과 포크를 주로 사용하는 서구 음식 문화가 들어오면서 젓가락 사용은 더욱 줄었습니다.
그러나 젓가락질을 하게 되면 64개의 근육과 30여개의 관절을 동시에 사용하기 때문에 포크를 사용할 때보다 두 배의 운동중추가 움직이게 됩니다.
이는 결국 뇌발달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서유헌/서울대 의대 : 포크보다 젓가락질을 하게 되면 손을 정밀하게 쓰게 되고, 이런 것을 어릴 때부터 하게 되면 뇌의 일부분이지만 운동중추와 그 주위에 있는 뇌부분이 좀 활성화되고 자극이 된다.]
젓가락질은 손 근육발달은 물론, 음식을 집어 옮기는 정확성과 집중력도 필요해 학습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김이슬/교사 : 지금 젓가락 사용을 거의 반년 넘게 한 건데 아직 못하는 애들이 있지만, 확실히 산만한 아이들은 집중력이 길러지는 거 같다.]
전 세계적으로 젓가락을 사용하는 국가는 한중일을 포함한, 몽골, 베트남 등 그 인구만 15억 명.
그 중 한국과 중국, 일본이 젓가락 인구의 80%를 차지합니다.
그런데 유독 한국의 젓가락 문화를 얘기하는 것일까요?
한중일의 음식문화의 차이를 말하기도 합니다.
[김필수/대림대학 : 일본, 중국의 경우 음식을 직접 들어서 입에 가져가서 먹기 때문에 그만큼 젓가락의 역할이 줄어들고, 우리나라의 경우, 음식과 사람 사이 거리가 멀고 그 역할을 젓가락이 한다. 쇠젓가락도 가늘고 미끄러워서 익히기도 어렵다.]
한국의 쇠젓가락은 중국, 일본의 나무젓가락과 달리 재질이 미끄럽고 무겁기 때문에 묵이나 두부같은 음식은 갈라지기 쉬워 절묘한 힘 조절과 균형이 필요합니다.
그런 만큼 한국의 쇠젓가락질은 보다 섬세하고 정교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교함은 결국 황우석 박사팀의 배아줄기세포 실험이 성공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박세필/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장 : 어릴 때부터 쇠젓가락으로 콩자반을 집어온 손놀림이 이런 연구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젓가락질에 대한 이런 관심을 바탕으로 다음달 11일을 젓가락의 날로 지정하자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김필수/대림대학 교수 : 내년 초부터 젓가락 계몽단체를 제대로 설립하고, 또 인터넷 사이트도 개설해서 정상적 젓가락 사용방법이 무엇인지 좀 알려줄 계획이다.]
김교수는 내년엔 젓가락 종주국인 한중일의 젓가락 사용실태를 조사하고, 국제 단체도 결성할 계획입니다.
예로부터 나물과 같이 젓가락으로 집어먹어야 하는 우리의 음식문화.
여기서 출발한 한국의 쇠젓가락은 정교함과 섬세함을 기르고, 또한 한국의 전통문화를 지키고 이어가는 새로운 매개체로 재평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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