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선배 부장판사가 후배 판사의 재판에 압력을 넣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사법권의 독립을 스스로 침해한 행위인데도 법원은 어물쩡 넘어가려 했습니다.
최호원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6월 서울중앙지법 김 모 판사에게 사실상의 재판 압력을 넣은 사람은 선배인 이 모 부장판사였습니다.
이 부장판사는 "초등학교 친구가 투자금의 20%인 계약금을 날리게 됐다"며, "계약금 비율은 통상 10%인 만큼 나머지는 되돌려 줘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을 전달했습니다.
이 부장판사는 재판에 참고하라며 대법원 판례와 논문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 판사는 "재판권 침해"라며 강력 반발했고, 청탁을 무시하고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이 부장판사는 "연구도 안하고 그런 식으로 재판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따졌고, 참다못한 김 판사는 동료들에게 이를 털어놨습니다.
판사들의 집단 반발 움직임이 일자 서울중앙지법이 이 부장판사에게 내린 조치는 정식 징계도 아닌 구두경고.
당사자가 서로 화해했고, 재판 결과에 영향이 없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김갑배/변호사 : 다른 법관이 담당하고 있는 재판에 관여를 하는 행위는 재판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고, 사법권 침해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외부에 대해 사법권 독립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사법부가 법관 스스로 사법권 독립을 부정한 행위에 대해서는 못본 척하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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