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 때 미쳐 다녀가지 못한 성묘객들의 발길이 하나 둘씩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곳은 서울시가 지난 2003년부터 무료로 운영하고 있는 추모의 숲.
봉분과 납골당 대신 자그마한 정원들이 남겨진 유족들을 반기고 있습니다.
[조임섭/의정부 : 산소를 쓰지 말고 여기다가 산골을 모시라고 정부 차원에서 이렇게 만들어 놓은 거에요. 벽제 화장장에서 화장을 해서 여기 오면 관리인이 흙하고 봉골하고 혼합시켜서 여기 이렇게 뿌려놓은 거에요.]
장례문화가 매장에서 화장중심으로 변해 가면서, 새롭게 등장한 것이 산골장.
화장한 유회를 땅이나 나무 아래에 뿌리는 장묘법이라 해서 한자인 '흩어질 산'을 써서 산골이라 합니다.
이는 기존의 매장장과 납골장에 비해 자연훼손이 적고, 관리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선진국형 친자연적인 장묘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는 벽제 승화장의 유택동산과 용미리 시립묘지의 추모의 숲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는 앞으로 2006년까지 용미리 시립묘지에 대규모 산골공원을 마련할 것이라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곽흥문 과장/서울시 장묘문화센터 : 산골공원에 테마 공원, 자연휴양림, 산책로, 추모 조형물 등이 설치되어 친근한 문화 공간으로 이용할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산골장례는 일찍이 우리나라에서 화장이 성행하기 시작한 삼국 시대부터 화장 후 화장 유골을 처리하는 방법 중 하나로 지난 90년대 말, 스위스에서 맨 처음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유럽을 비롯한 독일, 중국 등지에서 친자역적 장묘법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산골장의 방법으로는 땅속에 뼈가루를 뿌리고 그 위에 장미나 꽃등을 심어 화단을 조성하는 '꽃장'과 강이나 바다에 유회를 뿌리는 '바다장', 그리고 나무 아래 뿌리는 '나무장'으로 나눌수 있습니다.
이러한 장묘법은 자연과 함께 상생한다는 자연회귀적 섭리와도 맞아 떨어집니다.
[이수현/의정부시 : 흙으로 돌아가서 다시 나무가 성장해서 꽃이 피니까 본인이 꽃 피는 거나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그리고 산골은 점점 줄어드는 납골당이나 묘지 부지 걱정에서 벗어나 특별한 관리나 비용없이 자연속에서 고인을 추모할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산골장의 경우, 여러 사람의 유골을 한꺼번에 모아서 처리하기 집단 산골의 형태.
이는 개인묘지의 개념을 갖지 못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정서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여러 산골 방법중에서 우리의 자연환경과 가장 잘 어울리는 나무장을 가장 적절한 대안으로 꼽고 있습니다.
[김용한 총장/한국산지 보전협회 : 묘지가 국토의 약 1% 정도를 차지, 앞으로 수도권은 5년, 전국적으로 10년 이내에 묘지 면적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나무장은 서 있는 나무를 그냥 그대로 이용하기 때문에 산사태라든지 산림훼손, 경관 파괴 위험이 전혀 없고, 특히 비용이 저렴합니다.]
이렇게 될 경우, 나무 주변에는 고인을 기리는 비석이나 추모조형물없이 나무에 간소한 표식하나만으로 관리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변우혁/고려대 환경공학부 : 과거의 매장문화에서 화장문화로 왔고, 화장에서 납골로 갔다가 납골이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다시 산골 내지 수목장으로 가려고 하는 국민의식 변화는 굉장히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법 제도적인 측면에서 정비가 필요합니다.]
죽음으로 시작되는 생의 가장 아름다운 마감.
자연속에서 또 다른 생명을 얻을수 있는 산골장.
아름다운 마지막을 맞이 하기 위해선 성숙한 국민 의식과 동시에 알맞는 법 제도 마련이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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