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굴지의 업체가 만들어 판 수백만원 짜리 디지털 TV가 고장났습니다. 그런데 소리 높여 거칠게 항의하면 공짜로 고쳐주고 순하게 가만 있으면 수십만원씩 수리비를 물리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이승재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일산에 사는 주부 임정순씨는 재작년 6백만원이 넘는 60인치 프로젝션 TV를 구입했습니다.
1년 반이 지나자 TV 화면 양 모서리 부근에 색 번짐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LG 전자 측은 무상 수리기간 일년이 지났다면서 부품비 60만원을 요구했습니다.
임씨가 원천적 하자라며 항의하자 그제서야 무상으로 수리를 해줬습니다.
[임정순/소비자 : 60만원 달라고 해서 따지자 무상으로 해줬어요. 서비스 기준이 없는 것 같아요.]
서울에 사는 38살 장모씨도 똑같은 고장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장씨는 부품비 34만원을 냈습니다.
[장모씨/소비자 : 34만원 정도를 내고 고쳤는데 다른 분은 그냥 무상으로 고쳤다고 그러시니까 저는 굉장히 속상해요.]
소비자 시민모임 등 소비자 단체에 접수된 비슷한 피해 처리 사례입니다.
당초 수리비가 350만원, 120만원 씩 청구됐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항의하자 무상으로 처리해 줬습니다.
항의를 하면 무상 서비스.
가만 있으면 비싼 수리비를 물린 것입니다.
[김자혜/소비자 시민모임 사무총장 : 제품에 문제가 있으면 무상으로 서비스 해줘야 하는데 그러기는 커녕 최대한 소비자 한테 책임을 떠넘기니, 소비자들이 직접 나서 권리를 찾아 나선 것입니다.]
업체는 소비자 반응에 따라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놓습니다.
[LG전자 직원 : 소비자께서 떼를 쓰시고 공짜로 안 바꿔주면 협박한다는 얘기가 나올 때에는 기업 입장에서는 법대로 하자는 얘기를 못하거든요.
원칙 없이 청구되는 전자제품 AS 비용.
서비스가 아니라 고분고분한 고객에게만 덤터기를 씌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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