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 인명사전에 수록할 1차 명단 3천90명을 공개했습니다. 명단 발표 뒤 경기도 내 일선 시군이 고민에 빠졌다고 하는데요.
안미정 리포터! 고민에 빠진 이유가 무엇입니까?
<리포터>
친일사전에 수록될 인물의 기념사업을 해왔기 때문인데요.
과거행적이 논란을 빚자, 사업을 계속 할지 아니면 중단할지 갈등을 겪는 것입니다.
먼저, 작곡가 홍난파 기념사업의 보류를 선언한 화성시로 함께 가보시죠.
교과서에도 실리고, 귀에 많이 익은 익숙한 노래죠.
봉선화와 고향의 봄을 만든 작곡가 홍난파가 태어난 집입니다.
화성시는 복원된 이 생가를 중심으로 기념공원 조성 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만 3천평 부지에 홍난파 자료 전시관과 야외 음악당을 짓기로 했습니다.
또, 고향의 봄에 나오는 풍경처럼 꽃동산을 가꾼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를 위해 42억원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최근 사업을 추진한지 1년만에 일시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심재만/화성시 문화과장 : (지난해 친일 행적 논란때 강행하다가 보류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친일행적 인명 사전이 발표되고 여론도 그렇고 해서 잠시 시민들이라든지 시민단체의 공감대가 형성이 되면 하려고 보류한 상태입니다.]
막대한 시민 혈세가 들어가는 만큼 일방적인 강행보다 세금을 낸 시민의견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시민 여론을 묻기 위해 사업을 중단한 것인데,이와는 반대로 사업을 강행하는 곳도 있다면서요?
<리포터>
네, 이천시가 추진중인 월전 장우성 미술관이 그렇습니다.
월전은 백원짜리 동전의 이순신 장군을 그린 화가인데요.
화가의 친일 행적과 작품의 예술세계를 따로 떼서 보겠다는 이천시를 취재했습니다.
이천시 관고동 설봉산 자락.
이천시는 이곳 2천8백평 부지에 3층짜리 미술관을 짓기로 했습니다.
서양화가 월전 장우성의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서입니다.
친일 인명사전 수록대상인 월전 미술관의 경우 위치부터 논쟁거리입니다.
미술관이 들어설 부지입니다.
길 건너 바로 옆에는 항일 무장투쟁을 벌인 독립운동가를 비롯한 애국열사를 기리는 기념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김기환/민족문제연구소 이천 지회장 : 충의열사 분들의 업적을 기리는 이 자리 건너 편에 또 장우성 화백의 기념관이 건립된다는 자체가 아이러니컬하면서도 굉장히 치욕적이죠.]
이천시청은 개인의 행적과 예술 작품을 구분하면 문제될 게 없다고 말합니다.
[박회자/이천시 문화계장 : 우리는 기념관이 아니고 미술관이라는 거죠. 기념관은 인물을 추앙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지만 미술관은 예술성이나 작품을 모아서 전시하는 것 입니다.]
민족 운동 단체의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되는 이 사업에도 시민 세금 53억원이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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