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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가게] 완당의 달인

국제 항구도시 부산, 부산을 대표하는 향토음식 '완당'은 중국요리인 '훈탕'이 일본을 거쳐서 이 땅에 정착한 음식입니다.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잡은 이 가게가 58년 전통을 자랑하는 '완당'의 고향입니다.

점심시간, 가게 안은 완당 맛을 찾아온 손님들로 북적입니다.

[김영도/고객 : 후루룩 마시면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에 속이 시원한 그런 맛이 있습니다.]

[강신옥/고객 : 여기엔 세월이 가도 한결같이 진짜 옛날 맛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메밀국수를 가는 대나무발로 만든 바구니에 담아내는 '발국수'는 완당과 함께 이 집의 대표메뉴입니다 .

점심 손님들이 밀물처럼 빠져나간 시각.

능숙한 솜씨로 완당을 빚는 이명룡씨!

지난 1981년, 부친이 작고한 뒤 큰 형님과 함께 2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가로 세로 7.5센치미터 크기에 두께가 평균 3밀리미터인 완당피는 글씨가 비칠 정도입니다.
부산에 완당을 처음 소개한 주인공은 가게 창업주 이은줄 옹!

그의 나이 14살인 지난 1920년대 중반, 이옹은 생계를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식당 종업원이 됐습니다.

그곳에서 '완탕' 이라고 불리는 중국음식인 '훈탕' 요리법을 배웠습니다.

3년 뒤 이옹은 오사카 시장에서 포장을 치고 완당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제법 돈을 모은 이옹은 해방과 함께 부산으로 돌아왔습니다 .

그 후, 고단한 음식장사 대신 사업에 손을 댔다가 돈만 날린 뒤 지난 1947년, 다시 완당가게를 차렸습니다.

'18번 완당집'이란 상호가 말해주듯 이옹은 가장 자신있는 완당요리에 인생을 걸었습니다.

국내 개업을 하면서 닭고기 위주의 일본식 '완탕' 육수 대신 멸치와 다시마를 가미해서 시원한 국물 맛을 개발했습니다.

40여년간 주방을 지켜온 지배인은 이옹에게 혹독한 훈련을 거친 끝에 육수 맛을 전수받았습니다.

[최맹호/원조 18번 완당집 주방장 : 제가 나름대로 했는데 싱겁다, 단맛이 없다, 이러시면서 그대로 버렸어요.]

맛에 관한한 완벽을 추구했던 창업주의 경영철학은 가족에게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이명룡/막내아들(2대째 대물림) : (어머니가) 완당에 들어가는 재료, 고명을 약간 태운적이 있습니다 . 그날 완당·우동 국물 다 쏟아버리고 그런 정신상태로 장사를 하냐면서 그날 장사를 안 하시는 걸 봤습니다.]

창업주가 강조한 또 다른 경영철학은 고객우선주의입니다 .

[이명룡/막내아들(2대째 대물림) : 돈을 벌려고 영업을 하지마라. 고객을 내 가족에게 음식을 대접하듯이 정성껏 대접하면 돈은 벌려진다고 하셨습니다.]

창업주의 가게 운영 철학덕분에 매출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지난 1972년, '중부산 등기소 '자리에서 현재 위치로 이전을 했습니다.

최근 막내 아들도, 완당의 달인이 되기 위해 요리명장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명룡/막내아들(2대째 대물림) : 매일 똑같은 완당이 아닌, 내일은 보다 나은, 맛있는 완당을 만들기 위해 더 공부하고.]

차세대 주자들이 가업을 대물림하면서 가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10년전부터 완당피는 기계의 힘을 빌리고 있습니다 .

하루에도 수십개의 간판이 바뀌는 요즘 .

58년을 이어온 '원조 18번 완당집!'

가장 자신있는 메뉴 한가지로 승부를 건 경영철학이 세월의 풍상을 이겨낸 비결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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